말씀 묵상(940)
-
먼저 네 눈에서
요즘 주말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박신혜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지옥에서 온 판사"를 보느라고. 혹시 본방에서 못보면 반드시 재방이라도 찾아서 봅니다. 다소 잔인한 장면이 많습니다만.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정의의 심판(?)을 보는 재미로, 대리만족이 얼마나 짜릿한지요! 현실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워 포기하고 사는, 대부분의 시청자의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게헨나"라는 불도장(?) 심판은? 정의로운 사법체계를 포기하고 푸념하는, 서민대중에게 넉넉한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이 속담은 마태복음 7:1-5절 말씀의 이면을 대변합니다. 주님께서는 마 7:5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2024.10.17 -
티와 들보
티는 보되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과장법이 사용되었습니다만.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와, 인간사회의 보편적인 단면을, 날카롭게 지적한 말씀입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느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 7:3) 티와 들보. 크기와 무게에서 비교불가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의 마음 속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은. 내 잘못과 죄는? 덮고 변명합니다. 축소하며 합리화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실수와 허물은? 침소봉대합니다. 발본색원 해야 한다고 울대에 힘을 줍니다. 반드시 척결해야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난리법석 댑니다. 그럴까요?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잠 14:4)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쓰임에 적당하게 지으셨..
2024.10.16 -
비판에 대한 오해
"비판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에 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비판하지 말라 하셨으니, 세상 만사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라는 말인가? 결코 그럴리가 없습니다. 만약 주님께서 범사를,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라는 의미로 말씀하셨다면? 성전에서 장사하는 무리를 책망하지도 않았으리라. 그들이 거래하는 좌판을 엎으시지도 않았으리라. 제사용으로 매매되는 소나 양도 내어 쫓지 않았으리라.(요 2:13-17) 주님의 분명한 목소리는 이것입니다.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요 2:16) 성전을 사모하며 올라오는, 순례자와 예배자들이 먼 길 마다 않고, 제사용으로 가져온 제물이 흠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선한 의도로 시작했던(?) 판매용 제물이, 이익 편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2024.10.14 -
비판을 생각하면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데 훈수를 해보셨습니까? 내가 직접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보다 얼마나 잘 보이던지요! 정확하게 통계나 수치로 확인한 적은 없습니다만. 실제 그 사람의 실력보다 한 두 단계 위의 실력으로 훈수를 둔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2002월드컵 경기를 직관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는데, 거의 모든 관중이, 감독과 코치를 겸하던 장면이,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눈에 선하고 귀에 쟁쟁합니다. 축구 직관 관중들만 그럴까요? 그럴리가요! 스포츠 중계를 상당히 즐깁니다. 즐겨 보는 야구와 여자 배구를 오랫동안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선수들의 경기에 참견을 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야구공을 제대로 때려본 것은, 평생에 한번 뿐입니다. 배구공은? 토스하다가 손가락이 뒤집어지는..
2024.10.10 -
오늘은 오늘 내일은 내일
사람들을 보면 정말 다양합니다. 얼굴이 다르듯 성격도 성향도 정말 다채롭습니다. 딱 한번 보았을 뿐인데 잊혀지지 않는 글귀가 있습니다. "Welcome to colorful Colorado" 로키를 품은 미국 콜로라도주 경계에서 보았던, 콜로라도 입성을 환영하는 홍보간판이었습니다. 로키의 다양함을 내세우고 자랑하는 간판이었을 뿐이지만, 내게는 로키나 콜로라도의 다채로운 풍광을 넘어서, 사람들의 면모 또한 각양각색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글귀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도 인정하고, 나와 정 반대인 사람 또한 그 나름의 쓸모가 있으며, 나도 그 아름다움의 한 켠을 간직하고 살아야지! 사람마다 피부색이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직업이 다양하듯, 염려를 대하는 태도도 다릅니다...
2024.10.08 -
믿음의 배반
마태복음 6:25-33절을, 마 6:33절 한절 말씀 묵상으로 퉁치려다가, "그렇게 서둘러서 뭐할래?"라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빨리 가서 뭐할 건대?"라는, 은근한 책망을 받고서, 돌이켜 다양한 묵상거리를 누렸습니다. 내 생각대로 퉁쳤더라면? 주님께서 은근히 베푸시려는, 다양한 은혜와 축복의 묵상거리를, 전혀 맛보지도 누리지도 못했으리라! 주님께서 감동하실 때에는, 내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 믿음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에는, 내 판단과 감정을 내려놓는 것이 경건입니다. 주님께서 간섭하실 때에는, 내 선택과 결정까지도 바꾸는 것이, 은혜요 수지맞는 일이요 축복입니다. "미련한 자의 생각은 죄요"(잠 24:9)라는 말씀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의미심장합니다. 어리석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
2024.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