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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타령
산티아고 순례 길에 가끔 성당에서 운영하는 쉼터 즉 알베르게를 이용했습니다. 성당에서는 식사를 마친 후 미사를 드리는데 말은 못알아 듣습니다만. 순례 길의 안전과 평화를 축복하는 의식으로 많이 참여합니다. 미사를 마친 후 신부와 수녀들이 안수하며 축복하는 시간에 나는 점찍어 둔 수녀님이 안수하는 라인에 줄을 섰습니다. 목사가 웬 수녀에게 안수 축복 기도를? 수녀님들이 찬양을 인도하는데, 그 수녀님의 눈빛이 너무 맑고 신령해서, 그 눈빛의 권위를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났거든요. 얼굴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그 수녀님의 맑고 청아하며 신령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눈빛의 권위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기도와 봉사. 섬김과 사랑.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진솔하게 감당하는 믿음과 순종이 아니고는 도저히 흉내조차 ..
2026.09.23 -
믿음과 기도로 연결?
지난 한달동안을 어떻게 보냈는지? 딸의 배려로, 아내와 내가 건강검진을 하다가, 아내의 몸에 이상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췌장암일 줄이야! 그때부터 조직 검사, 혈액 검사, MRI, PET-CT, 등 온갖 검사 끝에 확진 판정을 받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항암 치료를 결정하고,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일본 치료를 다녀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사랑의 수고를 받았으며, 이런저런 정보를 받았습니다.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췌장암 표적 치료제를 임상한다는 병원에서 열흘간 집중 치료를 마치고 경구용 항암제 처방을 받아 왔습니다. 공항 검색대에서 아내의 냉장 약품을 넣은 내 가방이 문제가 되어, 항암제라고 말하고 통과하면서도 얼마나 가슴이 철렁하든지? 목회하면서 성령께서 저를 향하여 강력하게..
2026.09.21 -
저주 받은 무화과나무
산티아고 순례길을 33일 걸으면서 8일 쯤 비를 맞았습니다. 우의를 급하게 입고, 신발을 보호하는 덮개도 착용합니나만, 순례길에 만난 비는 낭만으로 담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렇게 빗속을 뚫고 순례길을 가다가, 들판이나 숲길에서, 우연히 만난 오두막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길가 건물의 처마가 그렇게 요긴하고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의 순례길을 마치고, 숙소를 찾아서 하룻밤을 묵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알베르게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소나기를 잠시 피하는 오두막, 한끼의 밥을 해결하는 알베르게가, 천사 같은 피난처라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른 아침에 성으로 들어오실 때에 시장하신지라 길 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 밖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시고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
2026.09.21 -
그들을 떠나 성 밖 베다니로
가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생각은 많은 힘과 능력이 됩니다. 생각 시간. 생각하는 날. 생각하는 주간. 시간이 날이 되면 더 좋고, 날보다는 주간이 훨씬 좋습니다. 일손을 놓고 가만히 생각하는 것도 좋고.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도 좋고, 사우나를 즐기면서 생각해도 좋습니다. 가끔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나 날을 갖거나, 좀더 집중할 수 있도록 생각 주간을 갖는다면 훨씬 유익하리라. "그들을 떠나 성 밖으로 베다니에 가서 거기서 유하시니라"(마 21:17) 평생 성경을 읽고 연구하고 묵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말씀입니다. 설교의 주제로 생각조차 못했던 말씀입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셔서, 성전을 정화하시고, 말씀을 성취하시고, 십자가 대속을 이루시는 과정에서,..
2026.09.21 -
분노하고 따진 다음
분노할 수 있습니다. 따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분노하고 따진 후, 그 다음이 더욱 중요합니다. 넥스트 스텝. 분노와 따짐은? 기본이 흔들린다거나, 손해를 당할 때 일으키는 감정적 대응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응이고, 대부분 보통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분노하기는 쉽고, 일면 타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넥스트 스텝은? 우리의 선택이고, 이성의 분별과 믿음의 영성이 작동될 타이밍입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하시는 이상한 일과 또 성전에서 소리질러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노하여 예수께 말하되 그들이 하는 말을 듣느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렇다 어린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온 찬미를 온전하게 하셨나이다 함을 너희가 읽어 본 일이 없느냐"(마 ..
2026.09.15 -
나아오매 고쳐주시니
예수님의 3대 사역은 가르치시고, 전파하시고, 고치시는 것입니다.(마 9:35) 호산나 주일에 나귀 타고 입성하셔서, 성전을 정화하시는 큰 역사 중에서도, 결코 포기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맹인과 저는 자들이 성전에서 예수께 나아오매 고쳐주시니"(마 21:14) "지금은 성전 정화에 바쁘니 기다려라." "지금 한가하게 병든 자 고칠 때냐?" "너희들 눈에는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는 것이 안보이느냐?" 십자가 대속을 완성하는 중차대한 과정에서도 결코 미루지 않으시는 사역이 병든 자를 고치시는 일이었습니다. "나아오매 고쳐주시니" 왜 나아왔을까요? 그들의 문제가 너무도 절박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체면이나 입장을 따지고 좌고우면할 처지가 아닌 사람들. 맹인과 저는 자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나아오매 고쳐주..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