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생명 길

2024. 10. 30. 13:51말씀 묵상

전주의 몽마르뜨 치명자산에는, 
순교자 유항검 일가의 묘가 있습니다.

원래 지명은 승암산이지만,
천주교에서 순교자들이 묻힌 산이라고,
치명자 산, 
즉 목숨을 내어 놓은 사람들이 묻힌 산이라고,
치명자산이라 부릅니다.

순교자 유항검의 집터인 초남이는,
반역으로 저주를 받은 자의 집터로 낙인 찍혀,
조선 왕조의 저주를 받은 상징과 흔적으로, 
연못으로 파헤쳐져 폐허가 되었다가,
순교자로 추앙받은 후 지금은 성지로 변했습니다.

유교 국가 조선에서 천주교를 신봉하다가, 
목숨을 바치기까지 좁은 문 생명 길로 걸어 간,
유항검 가족의 수난사를 보면 가슴이 헛헛합니다.

그 아들 유 요한과 며느리 이 루갈다는 "동정부부"로 불리웁니다.

오래 전 동정부부에 관한 작은 책자를 사서 읽었습니다.

신앙에 목숨을 걸고 순교한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존경할 일이로되,
동정을 지키기 위해서 부부가 애(?)를 쓴다?

그들 부부가 동정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며, 
서로 주고 받은 글들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순교는 십분 이해하고 추앙할 일이로되,
동정을 지키려고 부부가 몸부림(?)을 한다?

정말 그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좁은 문이었을까?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은,
우리의 젊은 시절 청년들의 필독서(?)였습니다.

앙드레 지드가 천주교와 개신교라는,
교리적인 차이와 차별이 엄격했던 문화에서,
부모의 서로 다른 신앙적 배경과, 
외사촌 누이를 사랑하여 결혼하고서도,
성적 취향(?)으로 말미암은 불행한 개인사(?)를 감안해도,
좁은 문에 묘사된 주인공들의 사랑이,
진정한 의미에서 좁은 문이었을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니라"(마 7:13-14)

주님께서 말씀하신 좁은 문은?

예수님을 구원의 주님으로 믿는 십자가의 도를 말합니다.(고전 1:18)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을,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의 확증으로 알고,
바로 그 성자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는 것을,
좁은 문 생명 길이라 말씀합니다.(롬 3:21-27, 롬 5:8)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실존을 전제할 때,
사망의 몸에서 건져낼 분은,
우리 주 예수님 뿐이라는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을 터.(롬 7:18-25)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은혜의 복음.

행위가 아니라 믿음을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의 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우리에게는 신앙의 디딤돌입니다만.

율법주의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걸림돌입니다.

행위 구원 사상이 팽배한 인간 상식으로는,
불가해한 구원의 도리이기에, 
주님께서 좁은 문이라 칭하십니다.

당대 죄인들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세리와 창기들은 아멘하고 받아들였지만,
나름 반듯하게 살아왔다는 종교인들에게는,
통과하기 쉽지 않은 좁고 협착한 길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겠습니까?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 18:8)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니라"(살후 3:2)

택함 받은 사람만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야 생명 길로 인내하며 걸어갑니다.

성령으로 인도함을 받은 사람이라야,
좁은 문 생명 길로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 생각으로 좁은 문을 만들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고집과 무지로 좁고 협착한 길을 걷고 있지는 않습니까?

가만히 보면은,
교리의 좁은 문,
무지의 좁은 문,
편견의 좁은 문,
고집이라는 좁은 문,
등등....
쓸 데 없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헛심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진리 안에서 자유하며,
주님께서 말씀하신 생명 길 좁은 문으로 전진!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4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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