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6. 17:34ㆍ말씀 묵상
조그만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즐겨 먹는 옥수수도 길러서 먹어보고,
고구마도 심어서 나눠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고추나 오이 가지와 호박은 부지런히 텃밭을 드나들어야 먹을 수 있습니다.
텃밭을 가꾼 첫 해에는,
오랜만에(?) 텃밭에 나갔다가,
내 키만큼 자란 풀 때문에,
멀리서만 열매를 보고,
텃밭을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풀과의 전쟁.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숙명입니다.
전문적으로 농사를 하는 분들이,
왜 그렇게 농약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께서,
왜 하루종일 일하다가,
밤 중에야 들어오시는 지를,
이제야 알게 됩니다.
풀은 호미로 캐내기도 하거니와,
낫으로 베어내기도 합니다만.
풀과의 전쟁이,
너무 힘들어서 예초기를 동원했다가,
잘 자라던 나무와 작물을 잘라버리는 실수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꾀(?)를 내서,
작물 주변에 제초제를 뿌렸습니다.
한결 풀이 줄어들어서 텃밭 가꾸기가 수월합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가꾸는 텃밭을 조금 늘렸습니다.
늘린 텃밭에는 옥수수와 야채를 심고,
기존 텃밭에는 고구마와 콩을 심었습니다.
싹이 나고 한뼘쯤 자랄 때까지는,
옥수수도 고구마도 콩도 야채도,
모두 함께 잘 자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뼘 쯤 자라던 야채와,
무릎 높이 만큼 자라던 옥수수가,
굉장히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자라지 못하고 말라 갑니다.
금년에 옥수수는 한 알도 못 먹고,
야채는 그 어느 것도 구경조차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옥수수와 야채를 심은 곳은,
풀과 전쟁하면서 쉽게 이기겠다고,
꾀를 내어,
제초제를 뿌렸던 곳입니다.
잡초(?)를 없애려고 제초제를 뿌린 땅에,
작물이 자랄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처절한 실패를 통해서 비로소 배웁니다.
심심풀이(?)로 즐기는,
텃밭 가꾸기 이기에 망정이지,
인생 농사였다면?
평생 가슴을 치고 살아야 하는,
천추 유한의 자충수가 되었으리라!
가라지를 뽑으려던 성급한 종들에게,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이제야 터득합니다.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마 13:29)
당장에 눈에 보이는 가라지로 인하여 너무 성급하지 말 것입니다.
좋은 열매를 기대하거든,
좋은 나무로 가꿔야 합니다.
좋은 나무를 가꾸려거든,
옥토를 만드는 수고를 기꺼이 감당해야 합니다.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마 13:8-9)
풀과의 전쟁에서 쉽게 승리하겠다고,
제초제를 남발한다면?
풀과의 전쟁에서야 승리하겠지만,
인생 농사 또한 거둘 것이 없으리라!
좋은 열매 기대하거든 좋은 나무로 가꾸라는,
주님의 말씀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마 7:16-18)
좋은 열매 기대하십니까?
좋은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좋은 나무로 가꾸고 싶습니까?
좋은 밭은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마 12:35)
우리의 심령과 텃밭을 옥토로 만들어,
오늘도 좋은 나무를 심어서,
좋은 열매가 기대되는 하늘나라를 그려봅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4년 11월 6일
'말씀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0) | 2024.11.12 |
---|---|
열매가 인생입니다 (0) | 2024.11.12 |
양의 옷을 입은 이리 (0) | 2024.11.05 |
좁은 문 생명 길 (0) | 2024.10.30 |
황금률 (0) | 2024.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