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7. 14:26ㆍ말씀 묵상
가끔 유럽의 소도시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조그만 도자기형 컵이나 주전자를 손에 들고 온천수를 홀짝홀짝 빨아대며 돌아다닙니다.
체코의 까를로비 바리가 바로 그런 도시 중 하나입니다.
나도 온천수를 받아 홀짝거리며,
온천 마을에 왔다는 흉내를 내봅니다.
흉내는 내보지만,
맛이 있을리가 없지요.
그런데 어떤 물은 뜨거워서 깜짝!
계곡 가운데로는 온천수가 흘러내리고,
양쪽 산자락에는,
중세부터 지어진 건물과 호텔들에서 온천과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한국 사람만 온천을 즐기는 줄 알았더니,
유럽 사람들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온천을 즐기되,
장기적으로 치료목적으로 애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체코의 작은 온천도시에,
웬 오스트리아 사람 모짜르트 호텔?
마찬가지로,
체코의 휴양 도시에,
웬 독일 사람 괴테가 머물다 간 흔적?
도시 중심을 흐르며,
마을을 더 아름답게 꾸며주는,
작지만 운치있게 흐르는 강물과,
뜬금없이 등장하는 모짜르트와 괴테의 이름은 많은 생각거리를 줍니다.
그맇지!
모짜르트나 괴테는 인류역사에 길이 남는 거물들이지.
그러니,
그분들이 다녀간 흔적들을 우려먹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지 않는가?
우리나라 유명 음식점에 가보면,
음식 맛도 맛이거니와,
유명 인사가 다녀간 흔적이,
더욱 유명한 곳도 많지 않은가?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찾을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8)
사람 따라 분량이 다를 수밖에.
분명한 사실은 받은 만큼 남기라는 것이 주님의 정언 명령.
장삿속으로 이름을 짓든?
진짜 존경해서 그 이름을 남기든?
사람은 흔적을 남기게 마련입니다.
요즘은 휴대폰에 내장된 구글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발자취를 기록합니다.
나는 잊는다해도,
휴대폰에 내장된 칩이 잊지않고 기록합니다.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만.
다른 편으로는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휴대폰이 남기기 전에도 성경은 일찍이 말씀하시고 약속하셨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통촉하시오며
나의 길과 눕는 것을 감찰하시며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주께서 나의 전후를 두르시며
내게 안수하셨나이다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음부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곧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 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 139:1-10)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한편으론 든든합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론 두렵고 망설여질 때도 있습니다.
모짜르트나 괴테 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흔적을 남기지는 못할지라도,
단 한사람에게라도 생명의 향기를 남긴다면?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이,
한 달란트를 남겼더라면?
주님께서는 다섯 달란트 받았던 종이나,
두 달란트를 받아서 둘을 남긴 종에게 하셨던 칭찬과 축복을 그대로 하시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25:21,23)
둘을 남긴 종이나,
다섯을 남긴 종에거나,
똑같은 칭찬과 축복을 남기신 주님께 인정받는 인생으로.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4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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