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2024. 5. 24. 16:40말씀 묵상

말로만 듣던 중세로의 시간 여행을 온 느낌입니다.

성문 위쪽에 기록된 1,500 년대의 숫자는,
이 마을이 재건된 지 500년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체코의 작은 마을 텔츠.

유네스코가,
이 마을을 통째로 보존지구로 지정하였다는 까닭을,
문외한의 눈으로 봐도,
딱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럽의 중세 도시는,
성문 입구 주변에 해자를 만들고,
성벽 대신 집들을 연결해서 성벽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코의 텔츠에 들어서자마자,
중세 유럽으로 시간 여행을 왔다는 느낌이 바로 들었습니다.

아름답고 다양한 색채의 건물과,
넓은 광장에 세워진 조형물과 분수대,
그리고 장난 삼아 몇번 눌러보자, 
바로 반응하며 품어대는 펌프 샘물.

말 그대로 완벽한 중세의 마을로 시간 여행을 온 느낌입니다.

중세로의 시간 여행을 와서,
미래 하늘나라로 시간 여행을 꿈꿔 봅니다.

여러 박물관을 다녀보았습니다만.

텔츠 박물관 관리는 유별났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사람이 모아지면,
박물관 해설자가 열쇠로 문을 열고,
작은 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다음 방문을 열어서,
사람 숫자를 체크하고,
들른 방문을 열쇠로 잠금니다.

물론 체코어로 설명하니,
들어도 듣지 못하는 답답함은,
무지한(?) 사람인 내 몫입니다.

그래서 귀는 포기하고,
눈으로 보존된 문화재에 집중!

그런데 어떤 방부터는,
사진 촬영조차 금합니다.

암튼 보존된 물건이나,
꾸며진 방의 꾸밈새가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이 팍팍 들어옵니다.

중세 기사단 기사복장이 전시된 방부터는, 촬영금지가 된 까닭에,
그렇잖아도 듣지 못하는 귀는 막고, 
눈으로만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대충 봐도 백 가지가 넘는 다양한 모양의 철갑으로 된 기사 복장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습니다.

칼이나 창은 물론,
화살이 뚫고 들어갈 구멍조차 없습니다.

목을 보호하는 부분이나,
무릎이나 손목 그리고 팔꿈치를 보호하며 싸울 수 있도록,
정교하게 만든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말을 타고 나아가면,
말조차 각종 보호장구로 창칼이나,
화살을 막도록 만들어진 것들을 보노라니,
감탄에 이어,  
"끌끌, 쯧쯧"소리가 절로 혀에서 나옵니다.

저렇게도 자기 목숨을 지키고자,
몸부림을 치면서,
도대체 전쟁을 왜 하는 거야?

설명은 포기했으니,
발과 눈이 자유하며,
이곳저곳 기사 갑옷을 자세히 살피고 만져 보았습니다.

완벽하게(?),
칼에도 창에도 화살에도,
자기 몸을 지키고 보호하도록 만든 철제 갑옷이지만,
대부분 갑옷들이,
등쪽 아랫부분부터 무릎 아래 부분까지는,
열린(?) 상태입니다.

물론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것입니다만.
뒷쪽 열린 부분을 보면서 소설을 써봅니다.

목숨 걸고 싸워라.
뒤로 돌아서면 죽는다.
적을 무찌르고 전진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뒤로 돌아서는 순간 허점 투성이다.
칼에 다치고,
창에 찔리고,
화살에 맞아 죽는다.

살려거든 전진!
함께 전진!

등을 보이면 죽는다.
너도 죽고,
나도 주고,
모두 죽는다.

중세 마을로 시간 여행을 와서,
기사 복장 철제 갑옷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노라니,
밀려오는 세미한 감동 한 자락.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에 참은 것을 생각하라
혹 비방과 환난으로써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혹 이런 형편에 있는 자들로 사귀는 자 되었으니
너희가 갇힌 자를 동정하고
너희 산업을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한 것은 
더 낫고 영구한 산업이 있는 줄 앎이라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느니라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을 받기 위함이라
잠시 잠깐 후면 오실 이가 오시리니
지체하지 아니하시리라
오직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저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히 10:32-39)

믿음을 가졌습니까?
오늘도 전진합시다!(빌 3:12-16)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4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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