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크 수도원

2024. 5. 21. 01:11말씀 묵상

기독교인으로서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께름칙한 것 중 하나가 주일 예배입니다.

물론 부부가 예배하거나,
동행들과 예배를 드립니다만.

외국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미사를 드려봤습니다만,
답답하기 그지 없고,
한국 예배는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짜르트의 나라 오스트리아.

한 때 유럽의 맹주로서,
합스부르크 왕가가 유럽을 호령했던 나라,
그래서 그 시절에 대한 강한 향수가 국민 감정에 녹아있는 나라 오스트리아.

모짜르트가 나고 자란 짤츠부르크를 둘러보고 수도인 빈으로 가자면 중간에 쉼이 필요합니다.

바로 그런 지점에 멜크라는 중세 도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멜크 수도원입니다.

수도원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베네딕토 수도원.
다른 하나는 프란치스코 수도원.
그리고 도미니칸 수도원.

각기 특성과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는 봐 별로 없습니다.

암튼 중세 유럽의 중요한 종교 거점 역할을 한 것이 수도원입니다.

주일이라는 날짜의 특성과,
짤츠부르크에서 빈으로 향하는 거리적인 조건에 딱 들어맞는 곳이 멜크 수도원입니다.

우선,
조그만 도시에,
멀리서 봐도 우람하고 웅장한 건축물이 우뚝 서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촬영을, 
수도원 건물 안에서는 금한다는 표지판이 여기저기 붙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술품이나 문화재에 썩 관심이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람들이 빽빽하게 가득차서,
여기저기 해설에 경청하느라고,
모든 방들이 복잡합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방을 패스.

아무리 문화 예술품에 문외한이라 해도 도서관의 장서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과연 말로만 들었던,
움베르토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의 배경으로 거론될만한,
묘한 기분이 들게하는 괴기한(?) 모습의 수기 책들이 수제로 제작된 모양으로 서가가 빽빽합니다.

정작 내 관심을 끈 것은?

수도원 중간에 있는 안내 입간판이었습니다.

해마다 40만이 넘는 사람들이 멜크 수도원의 연결통로 테라스를 통과한다는 것입니다.

헌금하는 셈치고(?),
수도원 입장료 16유로를 지불했는데,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25,000원을 넘어 26,000원입니다.

그러니까 어림잡아도,
1년에 백 억원이 넘는 입장료를,
그 멜크 수도원이 걷어들이는 셈입니다.

예숣품에 진심인 사람들도 많거니와,
나처럼 예술품에 무관심하더라도,
수도원 정원과 뒷 뜰은 참 아름답고 운치가 있었습니다.

멜크 수도원을 둘러보면서 느낀,
깊은 감동과 울림 한 자락!

멜크라는 작은 도시와 수도원이 누리는 은혜와 축복이 참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25,000원의 입장료와,
40 만이 넘는 연간 방문객이 지불한, 백억원이 넝는 순수 입장료만 생각해도 입이 떠억(?) 벌어질 수밖에.

하물며 숙박과 식사,
그리고 각종 기념품을 구입하고,
여행의 부대경비를 포함하면,
멜크라는 조그만 도시가 누리는 은혜와 축복은 엄청나다 할 것입니다.

목사의 소명을 감당하면서,
자녀들과 후세들이 누리며 살기를 바라는 은혜와 축복의 말씀이 있습니다.

사랑하며 섬기고, 
기도하여 축복하는 성도들과,
그들의 후손들이 누리며 살기를 바리며 권면하는 말씀은 이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 길을 기뻐하시나니
저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내가 어려서부터 늙기까지 
의인이 버림을 당하거나 
그 자손이 걸식함을 보지 못하였도다
저는 종일토록 은혜를 베풀고 꾸어주니 
그 자손이 복을 받는도다"(시 37:23-26)

더구나 어젯밤에 머물렀던 숙소는?

호텔 소유주이자 매니저의 실수로,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를 공짜로 제공 받았습니다.

그것도 왕관 양고기라는, 
최고의 메뉴를 난생 처음으로 맛있게 먹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가끔은 실수도 너그럽게 볼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붙드시고 계시니까요.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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