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7. 13:53ㆍ말씀 묵상
중세 유럽의 최대 재앙은 흑사병이었습니다.
흑사병으로 유럽인들이,
적게는 30퍼센트에서,
많게는 50퍼센트까지 죽었다하니,
실로 끔직한 재앙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한 마을이나 도시가 쑥대밭이 되거나,
한 가정이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했으리라.
그러니 흑사병에 관련된 사건과 이야기나 전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그 전설적인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지는 마을 오버암머가우를 들렀습니다.
우선,
동네를 내려다 보는 듯한,
독수리 형상처럼 보이는 높은 산의,
독수리 부리처럼 보이는 꼭대기에,
높이 세워진 십자가에서 풍기는 이미지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동네 초입에는,
야외 공연장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았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뭔가를 이행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모든 건물마다,
나름대로 신앙의 내용을 담은 그림과 흔적으로 가득합니다.
그 동네에서는,.
매 십년마다 "예수 수난극"을
정말 리얼하게 공연한답니다.
마을 규모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의 공연장에서,
정해진 기간 이상 그 마을에 거주한 사람들만 출연하는,
예수수난극을,
매 십년마다,
생업을 멈추고 연습과 공연으로 보낸답니다.
물론 선택된 출연진에 대한 보상은,
공연 관람비용으로 충당한다는 것입니다.
공연이 없는데도 입장료를 받고,
요약된 공연 영상과 역사를 보여줍니다.
공연 시즌에는,
조그만 시골마을이,
몇달 동안 인산인해를 이룰 뿐아니라,
공연 티켓도 금방 동이 난다는 것입니다.
한번 공연에 다섯 시간.
중간에 점심을 먹고 다시 공연을 한다하니,
참 대단하다고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연장 역사의 기록에서도 볼 수 있거니와,
마을 곳곳에 세워진 상징물에도 1,633년이라는 연도가 자주 등장합니다.
마을 주민 절반이,
흑사병으로 죽어나가던 1633년에,
마을 주민들이 하나님께 서원합니다.
이 재앙을 멈춰주시면,
우리가 잊지 않고 예수 수난극을 공연하여,
그 은혜를 길이길이 간직하겠다는 서원을!
우연인지?
마을 주민들이 서원에 대한 응답인지?
1633년에 흑사병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1634년부터 공연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공연 중입니다.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말라"(전 5:4)
매 십년마다 올려지던 공연이 멈춘 것은, 딱 두번이었습니다.
1,770년에는 계몽주의 사조가 휩쓸어 한 번 걸렀습니다.
1,940년에는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멈췄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로 미뤄오다가,
2,022년에 코로나가 주춤하자 공연 했답니다.
그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몇 달 동안 수십만명의 관객을,
세계 도처에서 끌어모은다 하니,
과연 그 저력이 대단합니다.
오버암머가우 사람들!
이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사도행전에 기록된 베뢰아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베뢰아 사람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사적이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
그 중에 믿는 사람이 많고
또 헬라의 귀부인과 남자도 적지 아니하나"(행 17:11-12)
베뢰아 사람들 덕에,
많은 사람들이 믿게되었다는,
기록입니다.
지금도 베뢰아 동네 초입에는,
사도행전 시대에 그 마을 주민들에 대한,
사도행전에 기록된 평가를 자랑스러워하는 돌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선조들의 믿음과 인품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후손들!
환난 시절에 선조들이 올린 서원을 중요하게 간직하는 오버암머가우 사람들!
계몽주의 사조에 휩쓸려 잠시 주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개하고 돌이켜,
다시 그 서원을 회복하며,
믿음과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
전쟁광 히틀러가 광분하니 멈추었다가,
다시 그 믿음과 서원과 전통을 세워나가는 오버암머가우 사람들.
코로나가 온 세상에 담장을 칠 때,
건너 뛰었다가 보란듯이 2,022년에,
최고의 열심으로 최대의 흥행과 성과를 올린 오버암머가우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남이 잘한 일에 박수치는 것도 은혜입니다.
다른 사람이 받은 축복을 함께 기뻐하는 것도 축복입니다.
다른 나라나,
다른 민족이나 문화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을 배우는 것이 겸손입니다.
포악한 아합 왕이 통치할 때,
조상의 기업 포도원을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던 나봇을 성경은 긍정적으로 기록합니다.(왕상 21장)
예레미야에 기록된,
레갑 족속 이야기 또한,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렘 35장)
"그러므로 나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같이 말하노라
레갑의 아들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렘 35:19)
내 인생은 어떻게 평가될까요?
당신의 인생은 뭐라고 기록될 것 같습니까?
우리네 인생이 생명책에 긍정적으로 기록되기를 기도하며 살아갑시다.(계 20장)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고후 6:1)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4년 5월 17일
'말씀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멜크 수도원 (0) | 2024.05.21 |
---|---|
알아야 면장도 하지 (0) | 2024.05.18 |
레르모스 동네 한바퀴 (0) | 2024.05.16 |
백조의 성 노이슈반 스타인 (0) | 2024.05.15 |
프로테스탄트 시원지 (0) | 2024.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