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면장도 하지

2024. 5. 18. 18:01말씀 묵상

나는 기계치입니다.

컴퓨터도,
자동차도,
세탁기도,
모든 기계를 다루는데 서투릅니다.

그러니 간단히 손을 보면 될 것도, 
전혀 몰라서, 
시간을 끌거나,
끙끙 앓거나,
엉뚱하게 일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기계를 사용하기 전에,
메뉴얼이라도 자세히 읽어보고 써야 마땅하거늘!

그것조차 건너 뛰고 넘어갑니다.

사실은?
 
메뉴얼을 읽어도,
눈으로만 읽을 뿐,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여행하면서,
자동차를 렌트해서 다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산 새 차 스타리아를 받았습니다.

자동차의 나라 독일에서,
한국산 차를 몰고 다니게 되나니?

약간 아쉬운 마음과,
안도감이 교차되면서 출발!

아우토반과 시골 길을 교차하며, 
정해진 목적지를 오가는데, 
우리 국산차 참 잘 달립니다.

오버암머가우 인근에 자리한,
중세 베네딕토 수도원을 들러나오는 길.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빼려는데,
자동차가 헛바퀴를 돌며 움직이지 않습니다.

일행들이 내려서 살펴보는데도,
앞바퀴가 자리한 부분이 패여 들어갈 뿐,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된장(?)!

운전자를 바꿔가며,
이리저리 애써가며,
가속 페달을 밟아봐도,
헛바퀴를 돌면서, 
앞바퀴가 자리한 부분만 점점 깊게 패여갈 뿐입니다.

"아, 이놈의(?) 주차장은,
주차장 바닥을 이렇게 시원찮게(?) 만들어놓고 주차비만 받는거야?"

자잘한 돌과 모래가,
자동차 헛바퀴에 패여나가는 것을 보면서,
애먼(?) 주차장 바닥만,
속으로 욕하면서,
애를(?) 태우면서 헛심(?)만 쓰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주차장에 주차된 캠핑카에서,
중년의 프랑스인 부부가 나옵니다.

앞바퀴가 수렁에(?) 빠진 것처럼,
앞바퀴가 헛도는 것을 보고서,
자기 캠핑카에서 견인선을 꺼냅니다.

하지만 견인선만 끊어질 뿐 요지부동.

주변에서 트랙터로 작업하던 분까지 불러와서 이것저것을 살펴보며 코칭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그분은, 
기계를 좀 아는 분인지,
뒷바퀴에 브레이크가 걸려있다며,
싸이드 브레이크를 풀라는(?) 것입니다.

싸이드 브레이크?

운전자 누구도(?),
싸이드 브레이크를 건 적도 없고,
열흘이 지나도록 사용해본(?) 일이 없는데!

알아야 면장도 하지.

알지 못하니,
그분이 한 말조차 이해를 못합니다.

싸이드 브레이크는,
본 적도 없고,
만진 적도 없고,
자동차 운전석 주변을 살펴도,
싸이드 브레이크처럼 보이는 것(?)조차 없는 걸!

아무튼.

중년의 프랑스인은 여행 중에 만난 천사같은 존재였습니다.

자기 자동차에서 더 든든한 견인선을 꺼내와서,
우리 자동차와 방향에 맞춥니다.

이번에는 방향이 잘 맞아서,
우리 자동차가 5미터쯤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캠핑카에 끌려 이동하는, 
우리 자동차를 자세히 보니,
뒷바퀴는 굴러가지 않습니다.

앞바퀴는 굴러가지만,
뒷바퀴는 주차장 바닥을  뭉개면서,
고정된채로 버티며 끌려가는 것이 아니가?

이제야 비로소, 
트랙터 기사가 한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사같은 프랑스인과,
피차 어설픈 다른 언어로, 
억지(?) 소통을 하면서, 
자동차 내부를 면밀하게 살폈습니다.

자동차 변속 부분에는?

주차 P.
후진 R.
중립 N.
그리고 주행 D.

변속 장치 부분과, 
분리된 다른 곳에,
또 다른 P가 있습니다.

그 P가 범인(?)이었습니다.

바로 그 또 다른 P를 터치하니,
비로소 딩동뎅!

알지도 못하면서 면장하겠다고?
알아야 면장을 하지!

그러고보니 국산 현대차? 
참 잘 만들었네!

그동안 경험으로는?

국내에서는 대부분 자동차들이,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싸이드 브레이크가 해지되거나,
해지되지 않더라도 약간 더딘(?) 속도로 주행할 수(?) 있었던 것이 내 경험입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운행한 한국산 스타리아는?

싸이드 브레이크가 작동되니,
정말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 한국차 정말 잘 만들었네!
자동차의 나라에서도 팔릴만 하네!

싸이드 브레이크 하나 못찾아서,
애태우며 끙끙대던 일행들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깔깔대며,
웃는 중에,
조용한 감동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지으셨거늘!

세상도.
만물도.
자연도.
특별히 사람을!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

"여호와께서 폭풍 가운데로서 
욥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되
무지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한 자가 누구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찌니라"(욥 38:1-2)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마음 속의 총명은 누가 준 것이냐"(욥 38:36)

"우리는 그의 지으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해서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2:10)

뒷바퀴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나는 하나님 손에 붙들린 인생입니다.

하나님의 손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피곤하고 곤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 40:27-31)

그대 또한, 
하나님의 은혜의 장중에 있습니다.

뛰어야 벼룩입니다.

하나님께서 붙드시면 꼼짝도 못합니다.

엉뚱하게 뛰려면,
그 인생은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너는 내 것이라"(사 43:1)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
먹든지 마시는지 무엇을 하든지 주를 위해.
(롬 14:8, 고전 10:31)

힘써 여호와를 알고,
엉뚱한 일에 헛심 쓰지 말고,
주님의 길과 생각에 아멘하며 전진!
(호 4:6, 6:1-3, 사 55:6-13)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4년 5월 18일

'말씀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음으로 낳은 사람  (0) 2024.05.21
멜크 수도원  (0) 2024.05.21
오버암머가우 사람들  (0) 2024.05.17
레르모스 동네 한바퀴  (0) 2024.05.16
백조의 성 노이슈반 스타인  (0)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