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와는 거리가 먼 사람

2024. 4. 26. 09:46말씀 묵상

내게는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주님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소명하시겠습니다만.

내게는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부인해서는 안 될, 
전도자로 부르시는 팩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명한 "목사로의 부르심"을, 
망설이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마침내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지는, 
사랑의 매를 맞고서야 회개하고 돌이켰습니다.

왜 그렇게 매를 맞기까지 망설이고 거절했는가?

목사가 가난한 것이 싫었고,
틀에 갇힌듯한 답답한 목사의 삶이(?)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구실은? 
내가 온유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온유와는 거리가 먼 사람.
온유와 등진 사람.
온유 그 자체와 담을 싼 사람.

소명을 받은 그때,
스스로 생각해 본 내 모습입니다.

"온유와는 거리가 먼 내 모습"

그러니 소명하신 주님께, 
적당히 둘러댈(?) 구실이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
저는 불같은 성격이잖아요?
온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잖아요?
주님께서 저를 더 잘 아시잖아요?

그때 내가 생각했던 바람직한 목사 상은?

부드럽고, 
온유하고, 
겸손하며, 
인내심도 넉넉하고....

그런데 그때 내 모습은?

불같은 성미에,
부드럽지 못한 인품에,
틀에 갇힌 삶을 좋아하지 아니하는 호방함(?)에다가, 등등.

아무튼 목사되기에 부족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사랑의 매를 맞고,
우여곡절을 겪은 다음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만난 동지(?)들을 보니,
참 부러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온유(?)로 세팅된 사람.

온유하고 부드러워 목사의 자질이 넉넉하다고 느껴지는 사람.

목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기에 좋은 재주와 실력을 겸비한 사람.

아무튼 내게는 없다고 생각했던, 
온유(?)라는 은혜와 축복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이 부러웠습니다.

나는 온유하지 못해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그들은 온유라는 은혜와 축복을 가졌으니, 
훨씬 쉽게 목회를 감당하리라!

소명 이후,
40년 목회를 감당하고, 
은퇴한 다음 돌아본 내 모습은?

평가는 교인들의 몫이고,
최종 판단과 심판은 주님께서 하시겠습니다만.(고전 4:4)

온유하신 주님의 은혜로, 
대과(?)없이 목회를 마무리한 것이 은혜였습니다.

당연한 것 하나 없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다시 한번 고백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고전 15:10)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 5:5)

온유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표정이나 성질이 온화하고 부드럽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성경이 말하는 온유는?
당연하게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과 성질을 포함하겠습니다만.

그보다 먼저,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을 높이는 겸손한 태도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고,
하나님의 선을 구하며,
화평을 추구하는 마음의 자세입니다.

주님께 배우고,
주님을 바라보며,
빛가운데로 걸어가매,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비춰주시고,
나를 바꿔주시고, 
나를 빚으셔서,
선한 도구로 써주신 주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마 11:28-30, 히 12:1-3, 요일 1:7, 고후 4:5-11)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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