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성탄절

2023. 12. 22. 11:05말씀 묵상

예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 12월 25일은 후대에 사람들이 정한 날입니다.

지구촌 대부분이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지만, 
러시아를 위시한 동방 정교회는 1월 6일에서 8일 어간을 성탄절로 지킵니다.

율리우스력을 쓰느냐? 
그레고리력을 쓰느냐에 따라서 날짜가 달라지는 까닭입니다.

사실 저와 여러분은 율리우스력이나 그레고리력에 관심이 없습니다.
구태어 알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께서 성육신하신 성탄 자체가 중요하지, 
성탄 날짜가 언제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2월 25일 성탄절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고 국교로 삼은 다음,
그들이 섬기던 태양신 섬기는 날을 성탄절로 정했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비판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날짜와 시간을 아는가?

그럴리도 없거니와 그럴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경 어디에도 메시야 탄생에 대한 계시는 있으되,
구체적인 날짜는 없으닌깐요.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중략)
....낳으매 이름을 예수라 하니라"(마 1:18-25)

40년 목회를 하면서 새벽을 깨우며 살았습니다.

여름은 새벽 기도를 하다보면 이미 동이 터 있습니다.

그렇다면 겨울은?

새벽 기도를 마치고도 한참 시간이 지나야 동이 틉니다.

대략 따져보면 여름은 낮이 14시간이 좀 넘고,
겨울은 밤이 14시간 보다 조금 많고 낮은 열시간이 채 못됩니다.

굳이 계산하자면,
여름의 절정인 하지까지는 하루에 1분쯤 낮이 길어집니다.

그리고 겨울이 가장 깊어가는 동지까지는 밤이 하루에 1분가량 길어집니다.
 
새벽에 목양실에서 묵상하다가, 
여명이 터오르는 것을 목격할 때가 있습니다.

어두운 청색같은 밤이 사라지고, 
엷은 청색으로 변화되는 타이밍은, 
신비함을 넘어 생명이 역사하는 시간입니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체크해서 창 밖을 보는 것이 아니고,
성경을 묵상하다가 우연히 고개를 드는 순간에 펼쳐지는 여명의 순간은, 
신비 그 자체입니다.

나도 몰래 그 신비에 끌려 창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어두움이 사라지고,
빛이 찾아오는 시간으로.

절망이 물러가고,
소망이 차오르는 시간으로.

죽음의 세력이 약해지고,
생명이 약동하는 시간으로.

아!
그것은, 
새벽을 깨우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느꼈던 소회를 잊을 수 없습니다.

첩첩산중에 우뚝 선 천왕봉.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힌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들이 아랫 것들로 보이는 통쾌한 순간입니다.

그 어떤 재벌이 이렇게 멋진 장관을 누리겠는가?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해도 이런 멋진 경험을 쉽게 하겠는가?
나는 새를 떨어뜨리는 권력을 가졌단들 이러한 은혜와 축복을 맛보겠나?

아니, 
천왕봉을 다녀간 사람이라해도, 
이런 호연지기를 경험하고 누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하!
내가 어떤 경지에 이르르면, 
누구와도 아웅다웅할 필요가 없는 것이로구나.

내 마음의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서, 
세상도 사람도 달리 볼 수가 있는 것이구나.

내 인격의 수준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내 영성의 깊이가 얼마나 되느냐?

나와 하나님과의 거리는 얼마나 가까운가?

그런 의미에서, 
낮이 가장 짧고 어둔운 밤이 극에 달하는 동지를 지나자마자,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정한 것은 요즘 말로 신의 한 수라고 봅니다.

어둠이 옅어지고 빛으로 차오르는 시간으로.

질병이 물러가고 건강이 회복되는 시간으로.

절망이 희미해지고 소망이 또렷해지는 시간으로.

사망의 세력이 약화되고 생명의 역사가 용솟음치는 시간으로.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깝게 찾아오신 날입니다.
우리처럼 연약한 육신을 입고 오셨으닌깐요.

그러므로 우리도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야 할 날이 성탄절입니다. 

날짜에 대한 시비를 넘어서,
이번 성탄절이 주님을 가깝게 맞이하는 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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