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2024. 11. 12. 10:37말씀 묵상

모순이라는 말은?
서로 대립이 되는 두 가지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모든 방패를 뚫는 창과,
모든 창을 막아내는 방패는,
따로 존재할 수는 있을런지 몰라도,
동시에 함께 있을 수는 없습니다.

왜요?
논리적으로 맞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서로 모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도 모순처럼 보이는 말씀이 있습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롬 10:13)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행 2:21)

인간적으로 말하면?
이성적으로 분별하자면?
순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둘 중에 한가지 말씀은, 
성경 기록에서 뺐더라면,
일관성과 설득력 측면에서,
훨씬 좋았으리라 판단을 가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앙의 철이(?) 들고 보니,
만약 두 가지 말씀 중 하나가 빠진다면?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대속하실 때에,
두 강도 중 하나는 구원을 받고,
한 사람은 사망의 길로 가게 된,
십자가의 도를 어찌 설명하리요?(눅 39-43, 고전 1:18-25)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눅 23:42)
라는 강도의 신앙고백에,
주님께서 이렇게 응답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가끔 세상에서 마음대로 살다가,
마지막 죽는 순간에 신앙고백하고,
천국으로 슈웅 가겠다는 철딱서니들이 있습니다.

대속의 십자가에서 영생과 영벌로 갈라지는, 
확률 50퍼센트에(?) 인생을 거시겠습니까?

아니면 확실한 신앙고백으로,  
100퍼센트 천국당첨에(?) 영생을 거시겠습니까?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 12:3)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사람이라야,
예수를 주님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성령의 감동과 역사가 있어야,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요 나의 하나님"이라 부릅니다. 

진실로 택함을 받은 사람이라면?
성령의 감동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결코 신앙도박(?)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끔 저와 묵상을 나누는 분들께서 말합니다.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라는,
어감이 좀 거시기(?)하니,
다른 말로 쓸 수 없느냐며,
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그때마다 제가 말합니다.
"나의 정체성을 이보다 더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주시면 고려하겠습니다."

목사로 부름을 받기 전에도,
저는 주님을 불렀습니다.

어린 시절이지만,
석달 열흘이라는 열병으로 고통을 당하면서, 
눈물과 통곡의 기도로 치유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전도자로 부르시는 소명에 기꺼이 순종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부르지만,
내 인생을 살고 싶은 생각 또한,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소명에 물타기를 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달리는 기차에서 추락하는 사랑의 매를 맞았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인생.

두개골 이마에 구멍이 나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바로 온전히 순종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넉 달의 눈물의 기도 끝에, 
비로소 성령으로 충만해지고,
기쁜 마음으로 소명을 확증했습니다만.

소명의 길로 직진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뭘 말하려는 것이냐?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부른다 해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신앙고백한다 해도,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순종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순처럼 보이지만 두 가지 말씀에 모두 아멘입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너무너무 감사하고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신앙고백하는 은혜를 받았으니,
주님의 남은 고난을 우리 몸에 채우는 것 또한,
은혜요 축복이며 영광입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4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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