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4. 13:18ㆍ말씀 묵상
인천공항에 내린 후 세 밤을 잤습니다.
5월을 독일 언저리에서 보내고 인천공항에서 전주로 내려오는 길.
독일의 야트막한 경작지가 그리 곱게 보이더니,
오랜만에(?) 보는 우리 산하가 참 정겹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거의 한달을 출타하면서,
염려(?) 내지 포기(?)했던 화초들이 잘 살고 있습니다.
"주인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희들도 힘들었지만 잘 견디고 있었어요."
혹시나(?) 하고,
페트병에 물을 채워 작은 구멍을 내고 화분에 얹어두었는데,
대부분의 화분에 얹어둔 물이 남아있습니다.
물은 부족하기 짝이 없었겠지만,
조금씩 새어나오는 물방울로 연명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애들아!
죽지 않고 살아줘서 고맙다.
여렵지만 잘 견뎌줘서 참 고맙구나."
힘들었겠지만,
죽지 않고 잘 살아준 화초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해와 달을 교차하게 하십니다.
바람과 비도 적당하게 주십니다.
하지만 때로는 해를 감추기도 하시고,
달을 가리우기도 하시며,
바람과 비를 멈추실 때도 있습니다.
바로 그때는 분별하고 견뎌야 할 시간입니다.
해가 짧다고 불평하거나,
달이 길다고 넋두리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헤아리며,
참고 견디고 기다려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롬 12:12)
"고난 당하는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
주의 입의 법이 내게 천천 금은 보다 승하니이다"(시 119:71-72)
말씀과 기도로 분별하고 기다리는 것이 믿음입니다.
해만 쨍쨍 비치면 사막입니다.
비가 쉬지 않고 내리면 홍수가 납니다.
잠시 출타했다 집에 돌아와서 화초를 보고 느낀 소감.
"잘 살아줘서 고맙구나!"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기도와 말씀으로 분별하고,
참고 견디고 잘 살아주면 기특하게 여기시리라!
잠을 자다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면서 슬리퍼를 찾습니다.
침대 옆에 벗어둔 슬리퍼를 찾다가,
"아, 여기는 호텔이 아니지.
우리집 안방이지!"
누구도 보지 않는 미소를 홀로 지어봅니다.
지금 저는 시차 적응 중입니다.
교회에 새로 나온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짜증내지 말 것입니다.
시차적응 중일 때가 많으니까요.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4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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