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소서

2023. 4. 7. 09:14말씀 묵상

언약궤를 승리의 견인차로 쓰고 싶은 유혹과 위기의 순간에도 여전히 볼 수 있는 다윗의 믿음을 살펴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궤를 성읍으로 도로 메어 가라"(삼하 15:25)

보통 사람들이라면 자발적으로 언약궤를 메고 온 제사장 사독과 레위인을 은근슬쩍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윗 자신이 오라고 부탁하거나 명령하지도 않았거늘, 알아서 왔으니, 민심 동원 차원에서라도 동행하면서 선용(?)한다면, 혼란한 민심 수습에 얼마든지 유용할 터.

그런데,
다윗은 살펴 본 대로 언약궤를 도로 메어 가라고 명합니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다윗이 그렇게 결단할 수 있었던 까닭에는 삼하 15:26절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기뻐하지 아니한다 하시면 종이 여기 있사오니 선히 여기시는 대로 내게 행하시옵소서 하리라"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소서!

하나님의 처분을 아멘으로 받겠습니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려니와, 
내가 원치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선하게 행하시는 것이니 믿음으로 받겠습니다.

우리는 가끔 착각합니다.
뭘 착각한단 말입니까?
믿음을 마치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진실한 믿음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보다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말씀과 섭리를 아멘으로 감사하며 받는 것입니다.
바로 그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는 세상을 섭리하시고 다스리시며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경륜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롬 8:28)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기뻐하시며 그 손으로 붙드신 까닭에 아주 넘어지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시 37:23-24)
택한 백성을 유익하도록 가르치시고 마땅히 행할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사 48:17)

바로 이런 하나님을 믿고 신뢰한 까닭에, 
긍휼히 여겨주실 줄 믿고 때를 따라 도우시는 은혜의 보좌로 담대하게 나아가는 것이 믿음입니다.(히 4:15-16)

그러면 어디까지 아멘하고 무엇까지 받을 것인가?
바로 여기에 큰 믿음이 있고 자잘한 믿음이 있습니다.

자잘한 것은 자신을 돌아보면 될 터.

그러나 큰 믿음은 성경이 기록하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교회 답게 우뚝 선 순간에 바로 그 교회를 교회 답게 만든 신실한 믿음의 신앙인들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내가 출석하고 섬기는 교회는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요?
그것을 깨달았다면, 
그것은 당신을 향한 소명이 분명합니다.

두리번 두리번 할 것 없습니다.
바로 당신이 짊어질 십자가로 남겨두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고 나아간 에스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고백한 사도 바울.
주님의 장례를 예비하여 오늘 우리들에게 헌신의 귀감이 된 향유를 부은 여인.

비록 죄악의 사슬에 매여 징계의 구덩이에 빠졌지만,
택한 자녀로서 마땅한 처분으로 받고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은 다윗을 보고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며 삽시다.(히 12:5-13)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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