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8. 09:25ㆍ말씀 묵상
일각이 여삼추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간절한 기다림으로 3년처럼 길게 느껴진다는 말입니다.
살아오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한두 번 쯤은 일각이 여삼추처럼 느껴지는 그런 경험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우리아의 아내가 낳은 아이를 여호와께서 치시매 그 아이가 앓는 이레 동안 다윗이 보낸 시간이 바로 그런 시간이었으리라.
일각이 여삼추라거늘, 이레 동안 앓다가 죽었으니 그 시간이 어땠으랴?
다윗이 간구하고 금식하고 땅에 엎드려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니 늙은 신하들이 안절부절 할 수밖에.
그런데 이레 만에 그 아이가 죽었으니 어찌 상심한 다윗 왕에게 그 아이가 죽었다고 보고할 수 있으랴?
부하들이 수근거리는 모습에 눈치를 챈 다윗이 아이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한 행동을 살펴보려 합니다.
아이가 살았을 때도 금식하며 간구하고 땅에서 뒹굴었거늘,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면 뒷 일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죽은 것을 확인한 다윗이 한 행동은 너무 뜻밖입니다.
"다윗이 땅에서 일어나 몸을 씻고 기름을 바르고 의복을 갈아입고 여호와의 전에 들어가서 경배하고 왕궁으로 돌아와 명령하여 음식을 그 앞에 차리게 하고 먹은지라"(삼하 12:20)
이거 미친 거 아니야?
살았을 때는 금식하고 울더니 오히려 죽었는데 먹고 마시다니?
"이르되 아이가 살았을 때에 내가 금식하고 운 것은 혹시 여호와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사 아이를 살려 주실는지 누가 알까 생각함이거니와 지금은 죽었으니 내가 어찌 금식하랴"(삼하 12:22-23)
다윗이 금식하며 기도하다가 아이가 죽은 후 벌인 행동을 묵상하던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가 생각이 났습니다.
"하나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그리고 이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기도란?
내가 원하는 것들을 목숨 걸고 구하는 것이냐?
당연히 구할 때는 목숨을 걸고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와 간구에 대한 응답으로 결과가 주어졌을 때는 하나님의 응답으로 받는 믿음과 평온함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금식 후 다윗이 벌인 행동과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를 교차 묵상하면서 잠언 16장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습니다.
잠언 16장 1절과 3절 그리고 9절과 33절을 읽으면, 더 나은 본향 하늘나라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히 6:19, 11:13-16)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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