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5. 09:06ㆍ말씀 묵상
사사기 9장은 기드온이 죽은 후 벌어진 일들이 기록됐습니다.
많은 아내를 두고 아들을 70이나 둔 까닭에 권력투쟁으로 가문이 거의 전멸하는 비극을 겪게 됩니다.(삿 8:30-31, 9:5-6, 9:53-54)
9장의 내용을 함께 묵상하자니 복잡해서 아비멜렉이 형제들을 몰살할 때 유일하게 도망친 기드온의 막내 아들 요담이 세겜 사람들에게 외쳤던 나무들의 왕 선발대회에 대한 우화만 살펴봅니다.
나무 왕 선발대회.
아비멜렉이 형제들을 몰살시키고 왕이 된 것에 대한 비판과 조롱으로 구성된 우화이지만,
오늘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과 생각거리를 주는 유익한 교훈으로 가득합니다.(삿 9:7-21)
사사는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리시는 신정국가에서 왕을 세워 왕정국가로 넘어가기 전에 하나님께서 특별한 사람을 세워서 선민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신 임시 일회용(?) 지도자입니다.
대물림 세습도 아니고,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서도 안되는 직분이 사사였습니다.
그런데 아비멜렉이 혈연을 부추겨서 형제들을 몰살시키고 스스로 사사가 되었으니 본인도 공동체도 비극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은사 대로.
믿음의 분량 대로.
크고 작은 것 따지지 말고 그릇 만큼 분수를 지키며 사는 것이 은혜고 축복이거늘.(벧전 4:10-11, 롬 12:3)
종이 임금이 되면 세상을 진동시킨다고 잠언은 말씀합니다.(잠 30:21-22)
고려시대 무인차별이라는 어리석은 정치로 무인통치시대가 열리고 세상이 진동한 것은 역사에서 배웠거니와 동서고금의 진리입니다.
문제는 올리브 나무도 사양하고,
무화과나무도 사양하며,
포도나무까지 사양하매,
가시나무가 얼씨구 하며 왕의 자리를 꿰차고 말았습니다.
나무 세계의 비극은,
준비 없는 무자격자인 가시나무를 왕으로 선출할 때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귀에 듣기 좋다고 사탕발림에 넘어가면 공동체는 멍들고 병들어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전 10:10)
얼마 전,
20 여 년 전에 사둔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뒤늦게 읽었습니다.
독일인들이 히틀러의 달콤한 속삭임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연설과 논리에 취해서,
인류역사에서 가장 처참한 2차 대전과 대학살이라는 비극의 앞잡이로 전락하게되는 과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리더로 서야 할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은혜요 평안이며 축복입니다.
잘못 세운 리더는 개인도 비극이거니와 공동체도 비참해집니다.(딤전 2:1-2)
공동체를 섬길 식견과 리더십은 전혀 준비하지 아니하고 욕심만 앞세우고 사람들을 부추기면 모두가 비참한 꼴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전 10:10, 잠 16:18, 잠 29:18)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속히 대통령에게 집중된 제왕적인 권세를 분산하는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올리브 나무가 좋은 기름으로 공동체를 유익하게 하는 것처럼.
무화과나무가 달콤한 열매로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처럼.
포도나무가 질 좋은 포도주로 갈증을 해소하듯.
각자의 역할과 은사와 직분으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고 공동체를 섬기도록 받은 은사대로 사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감당하도록 의식을 고취시켜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겸손하게 사양하니,
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가시나무가 나섭니다.
할 수 있는 것은 가시로 찌르는 것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받을 것도 없거니와 덕 볼 것도 없는 공동체만 쪼그라들고 전쟁의 참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지혜로운 청지기가 없는 세상은 비극의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칼잡이를 지도자로 두면 전쟁의 참화를 당할 수밖에.
가시나무에 어찌 그늘이 있으랴?(삿 9:15)
분수를 알고 자족하도록 교육해야 합니다.(빌 4:11-12, 딤전 6:6)
권력과 돈을 철저하게 나누고,
명예와 존경과 관심을 다양화시켜서 정치와 권력에 집중된 관심을 철저하게 분산시키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이 받은 사람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적은 능력과 권세로도 믿음을 지키고 선한 청지기로 사는 것이 축복임을 명심합시다.(눅 12:48, 계 3:8-12)
점수로 순번을 매기는 서열화 대신,
각자의 은사대로 하나님 앞에서 셈할 때를 준비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기도합니다.(눅 16:2, 마 25:19-21)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2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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