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면 돌이키신다

2022. 1. 4. 10:33말씀 묵상

매를 맞고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원에 가니, 
나만 매를 맞고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믿음의 가정에서 곱게 자라 부르심에 순종하고 바로 목사되려고 온 복받은 분들도 있었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사랑의 매를 맞고 온 분들이었습니다.

오늘 신명기 30장을 읽고 묵상하니 형님이라 부르며 가깝게 지내던 친구 목사가 생각납니다.
유난히 크고 슬픈 눈동자를 가진 분으로 노천명의 시를 생각나게 하는 분이었습니다.

덩치는 산처럼 우람하고 걸음걸이도 왕년에 놀아본 듯하게 위풍당당하고 목소리도 언제나 자신만만하건만, 
눈동자는 슬픔을 머금고 자기를 부인하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감추지 못해 겁먹은 대왕사슴(?)의 눈망울이었습니다.

은퇴를 하자마자 병이 들어 하늘나라로 먼저 가셨습니다.
빈소에 걸린 영정사진을 보니 환하게 웃는 얼굴에 슬픈 눈망울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동병상련이랄까요.
동종업이랄 수 있는 목회의 길을 함께 걸어온 동역자로서 그분의 슬픈 눈동자의 비밀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는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호방하고 괄괄한 한량 기질을 타고난 분이,
성질을 죽이고 기질을 억제하며 주님을 따르자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저는 그 형님 목사의 슬프고 큰 눈망울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려는 몸부림을 보았습니다.

형님!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성질 죽일 것도 없이 주님 품에서 안식하소서.

갑자기 웬 친구 목사 회고?

신명기 30장은 
"돌아오면 돌이키신다"는 선민 이스라엘을 향한 메시지로 가득합니다.

타락과 불순종으로 매를 맞던 선민 이스라엘의 회개와 회복이 반복된 사사기의 싸이클 메시지가 신명기 30장에 이미 선언되었던 것입니다.

축복인생의 공통점은?
복을 받고 누리면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삽니다.(신 30:1)
매를 맞기 전에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이 최상의 축복이지요.
 
그렇다면 저주인생의 공통점은?
징계를 당하면서도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매를 맞고서도 왜 맞는지도 모릅니다. 
징계를 당하면서도 돌이키지 않고 고집스럽게 살다가 망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런 인생은? 불순종하며 딴 길로 가다가도 매를 맞고 징계를 통해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생명길로 돌이키는 사람들입니다.(신 30:2-3)

돌아오면 돌이키시리라.(신 30:1-3)
내가 선 자리는 어디 쯤입니까?

부끄러워도,
면목이 없어도,
하나님의 은혜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믿음이요 회복의 지름길입니다.(행 3:19, 딤후 2:1, 히 4:16)

회복의 구체적인 내용은 신명기 30장 4-10절에 구구절절합니다.

저는 하나하나 해석하기 보다는 말씀암송을 강추합니다.
사실 능력이 안되서 못할 뿐,
가능하다면 신명기 30장을 통째로 암송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가?

어떤 시인은 막말시대에 시 100 수를 외워보기로 결심했답니다.
시를 외워보니 생각과 행동이 조금씩 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하물며 우리 인생을 감찰하시고 다 아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암송한다면 더 놀라운 축복의 역사가 일어나리라.(신 30:11-14)

말씀을 입과 마음에 두고.
말씀을 입술로 중얼거려 암송하고. 마음의 결정 또한 말씀이 지시하는대로.
말씀을 가깝게 함으로 주님을 가깝게.

시인 "발레리"가 쓴 시,
"해변의 묘지" 끝마디를 함께 나눕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어떤 형편에서든지,
살든지 죽든지 내 몸으로 주님을 가까이 따르며,
주님의 은혜의 품으로 담대하게 달려가고, 
믿음의 진보를 이루며,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갈 것을 결심하며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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