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 준비, 존경할 준비

2021. 12. 15. 11:11말씀 묵상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면 가난을 방치하라는 말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습니다.
그처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어려우니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일까요?
아니지요!
어려우니 온갖 지혜와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리라.

갑자기 웬 정치인처럼 가난을?

신명기 15장은 가난이라는 문제를 다룹니다.
율법시대는 농경과 목축이라는 단순사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빈부의 격차가 벌어진 것을 좁히기 위해서 7년마다 면제년을 두고 빚 독촉을 금하십니다.(신 15:1-6)
 
때로는 빚 때문에 종살이 하는 사람을 풀어주되 빈손으로 보내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신 15:12-14)

부의 재분배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함께 발전한 현대국가에서 정상적인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숙제입니다.

신명기 15장에 기록된 가난한 사람을 돌아보는 방법과 제도를 복잡한 현대사회에 잘 접목시킨다면 두고두고 칭송을 받는 정치인이 될 터인데...

요즘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꽉 막혔습니다만, 
좋았던 시절 조금 어려운 나라에 가보면 "원달러"소리와 함께 내미는 어린 아이들의 가녀린 손을 많이 보았을 터.

보통 사람 누구나 "원달러"를 대할 때 두 마음을 갖게 됩니다.
저 아이가 계속 구걸하고 살면 어떡해?
지금은 꼭 필요할 것이니 주지 뭐?

"불편해도 참아야 아이의 미래가 밝아진다"는 것이 NGO 책임여행의 결론입니다.

그런데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는 가녀린 손과 측은한 눈동자를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돌아보라.
가난한 자에게 네 손을 펴라.
궁핍한 형제를 외면하는 것은 죄다.(신 15:7-11)

수년 전 화제의 책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교수는 한국의 경제상황이 비 민주적 분배로 소수에게 부가 집중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자본소득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으면 부의 집중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으니 조세를 통한 재분배를 권장합니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해?
너도나도 세금을 싫어하니!
피케티 교수는 직접세를 권장하는데 정부와 정치인들은 세금 싫어하는 국민들 눈치에 간접세에 열을 올리니.

제도적으로는 조세제도로 부의 재분배를 촉진하고.
개별적으로는 우리 집 앞에 있는 나사로를 돌보는 구제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 밝고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데 성큼 다가가는 첩경일터.

부자는 나눌 방법을 연구하고,
가난한 사람은 그런 사람들에게 박수치고 존경하는 법을 배워야 하리라.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내 집 앞에 있는 나사로를 한번 쯤 돌아볼 시간입니다.
가난한 자를 돌아보고 선을 행하는 시간으로.
손을 펴는 사람에게 박수와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말씀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정에서 민주국가로  (0) 2021.12.17
평생 기억할 날  (0) 2021.12.16
거룩한 백성의 구별된 삶  (0) 2021.12.14
각종 미혹의 탈들  (0) 2021.12.13
멸망한 자취 밟지 말라  (0) 20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