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5. 10:10ㆍ말씀 묵상
생각의 속도를 다시한번 헤아려 봅니다.
민수기 8장에 기록된 레위인의 봉사할 나이 구별 규정을 읽고 묵상하는데,
불현듯 40여 년 전 청년시절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교회 청년회장으로 활동하며 청년회원 집을 방문하고 교제하며 피차 믿음을 북돋워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한 형제의 집에 갔는데 믿음 좋은(?) 어머니가 계셔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들이 여럿인데 우리가 만난 막내는 착하기는 한데 뭐 하나 똑부러지게 잘 하는 것이 없어서 "목사나 시켜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아들들은 앞길이 잘 보이는데, 그 아들은 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 "신학공부나 시켜서 목사나 시켜야 되겠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늘 교회에서 지도자라고 나서는 분들께서 혹시라도 이런 마음의 자세를 갖는다면 교회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요?
잘 난 자식 다 목사시키겠다고 나서는 것도 문제려니와,
할만한 일이 없으니 목사나 시키겠다는 것은 더더욱 문제입니다.
물론 하나님의 교회요 주님의 몸이니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리라 믿습니다만,(고전 1:26-31)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싹이 노랗습니다.
아니,
어떻게?
좋은 것,
첫째 열매,
흠 없는 것으로 드려도(잠 3:9-10), 노심초사 염려하며 혹시라도 잘못 될까 조바심을 가지고 살펴야 마땅하거늘...
아예 처음부터,
뭔가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니,
세상에서는 성공할 확률도 희박하고,
경쟁력도 없을 것이 확실하니,
그저 무탈하고 무난하게(?) 교회나 섬기며 살도록,
목사로 드리겠다는 것은, 믿음일까요? 똥뱃장일까요?
레위인을 회막에서 봉사하도록 소집하는 나이를 보면 들쭉날쭉합니다.
성경을 종합하면 어떤 곳에서는 30세, 다른 곳은 20세, 본문 민수기 8장은 25-50세로 한정합니다.(민 8:23-25)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기도 하거니와 때로는 폭락하여 현지에서 폐기처분하는 모습이 이슈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농산물이나 공산품은 폭등하기도 하고 폭락하기도 하며 때로는 폐기처분할 수도 있거니와 레위인을 어이할꼬?
너무 귀해서 값이 폭등하면 교만하기 십상이니 그또한 문제려니와,
차고 넘고 쳐져서 남아돌아 처치곤란하면 그것처럼 처량할 일이 또 어디 있으랴?
그래서 수요와 공급을 맞춰서 20세, 25세, 혹은 30세에 사용되도록 잘 준비시켰으리라.(전 10:10, 잠 22:29)
그리고 민수기 8장 끝자락 23-25절에서는 아예 레위인 사용과 봉사 연령 상한과 하한을 25세부터 50세로 확인합니다.
복잡한 설명 내려놓고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인생의 가운데 토막을 헌신하고 봉사하라는 엄명입니다.
가끔 젊은 시절 소명을 받고서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나이를 먹고 늦은 나이에라도 순종하고 헌신하겠다고 나서는 분들도 계십니다.
개인적인 한풀이는 될지 모르겠지만 하나님께서 열납하시는 헌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레위인 사용법 25-50세를 적용하면,
기왕 전적인 헌신을 하려거든 가운데 토막이 최선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근처라도 접근해야지 꽁지를 드리겠다는 것은 민폐가(?) 되기 십상입니다.
말라기에 기록된 말씀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말 1:6-10)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눈 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이 어찌 악하지 아니하며 저는 것, 병든 것을 드리는 것이 어찌 악하지 아니하냐 이제 그것을 너희 총독에게 드려 보라 그가 너를 기뻐하겠으며 너를 받아 주겠느냐"(말 1:8)
구원받은 우리의 몸과 삶의 소중한 부분인 가운데 토막을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산제물로 드리며 살아갑시다.(롬 12:1-2)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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