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에서 흙수저로

2021. 3. 22. 10:10말씀 묵상

사도 바울 되기 전 바리새인 사울은?
왕족 베냐민 출신에,
종교적으로 열심인 바리새인,
그것도 최고의 지성과 학문을 자랑하는 가말리엘 문하생!
거기에 날 때부터 로마 시민권자.

요즘 말로 혈통 좋고 인맥과 학맥은 물론 교양과 매너를 갖춘 사람에다가 가정 또한 부유한, 유대인 중에서는 민족대표로 내세울만한 금수저 유대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바로 그 금수저 유대인 사울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예수님의 종으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넙죽 엎드립니다.

종이라니?
직분이 낮거나 을의 위치를 넘어서 노예라고 스스로 자리매김합니다.

예수님께서 구속주가 되시고, 
인생의 주인이 되시니,
생명은 물론 취사선택의 모든 권리를 예수님께 맡기고 사는 겸손과 순종을 고백할 뿐아니라, 바로 그 주님과 복음을 위해 기꺼이 고백한 것처럼 종으로 살다가 종으로 죽었습니다.

그런데 롬 1장, 그것도 1-7절 사이에 부르심을 받았다고 3번이나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부르심에 필이 꽂혀 로마서 1장을 두 시간 반동안 붙들었습니다.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거늘 종이라니요?

사도!
열 두 제자이거나, 
그에 버금 가는 사람들에게만 붙여준 거룩한 직분 금수저로 부름 받았거늘...

기꺼이 종으로 지칭하고 
종으로 자리매김한 바울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까요?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거늘!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는 은혜를 주신다 하셨거늘.(약 4:6, 벧전 5:5)

하늘 보좌 버리시고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성육신하신 예수님,
그것도 종의 형체를 입으신 예수님을 지극히 높히신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부르며 겸손히 낮춘 사람들을 통해서 영광을 받으십니다.(빌 2:5-11)

그러므로 우리 또한 겸손한 믿음과 순종으로 주님을 닮아갈 뿐아니라 사람들의 종이 되기까지 겸손해야 할 것입니다.(고후 4:5)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주님이시니,
바로 그 주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사람들의 종까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종과 사도!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가지 직분이, 
부르심을 받은 사람에게는 
조화를 이룰 수 있거니와 마땅히 조화를 이루어가며 살아야 할 당위를 강조합니다.

하늘 시민권자로서 하늘에 소망의 닻을 내리고 하늘상급을 바라는 구원 받은 성도라면,
마땅히 이땅에서는 주님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기꺼이 흙수저로 낮추고 주님의 종으로 살 뿐아니라 사람들도 복음으로 섬길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그런 은혜를 깨닫고 순종하는 믿음으로 겸손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은혜와 평강을 주십니다.(롬 1:7)

은혜와 평강!
이 두가지는 불가분리합니다.
은혜를 받으면 평강을 누리고,
평강을 맛보고 누리고 사는 사람이라면 이미 은혜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도로 부르심을 받고서도 기꺼이 종으로 자리매김한 사도 바울은 하늘에서 받아 쓸 면류관을 바라보고 스데반처럼 하늘의 평화를 맛보고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종과 사도의 조합!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조합이 믿음 안에서는 놀라운 조화를 이룹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보고,
질그릇 같은 인생살이에서도 예수라는 보물과 예수라는 생명으로 인하여 
낙심하지 아니하고 망하지도 아니하고 언제나 예수님의 생명이 역사하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았습니다.(고후 4:6-15)

주님의 은혜로 부름 받으셨으니,
혹 금수저에서 겸손히 낮추는 흙수저로 자리매김 할지라도 하늘에서 받으실 상급을 바라보고 이땅에서도 은혜와 평강을 누리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

 

2021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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