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과 불로 세례를

2024. 2. 22. 11:13말씀 묵상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져서 살아난 사람이 얼마나 있으랴?

천사를 보내셔서 받아주셨기에 죽지 않고 살았으리라!

목사로 부르신 소명을 마다하고 내 길을 가려다가,
사랑의 매를 맞고 회개하고 돌이켜, 
목회자로서 일생을 삶을 살게 된,
배경입니다.

구멍 난 바가지와 머릿 속 상처들, 
그리고 수술의 흔적들을 보고 만지며,
스물 다섯 살 청년이 얼마나 고민과 두려움이 많았겠습니까?

비몽사몽 간에,
밖에서 볼 때는 혼수상태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천사의 코러스를 들으며,
소명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만.

소명은 소명이고 현실을 현실.

소명은 확실하지만,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상처와 흔적은, 
살아내야 할 인생과 감당해야 할 소명에,
불안과 걱정과 두려움의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그래서 투병생활 70 여 일 쯤에 새벽기도를 결심합니다.

스물 다섯 살 청년이 무슨 회개할 것이 그리도 많은지요?

날마다 울고, 
불순종을 회개하며 죄를 자백하고, 
염려와 불안을 주님께 맡기다보면, 
서너 시간이 순삭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기도 드리러 교회가느라,
군부대 통합병원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면서,
하늘을 바라보니 새벽 달이 떴습니다.

구멍 난 바가지 부분에,
손을 얹고 달이 떠있는 하늘을 보면서,
간절하고 뜨겁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구멍 난 바가지를 메워주세요"
"이렇게 구멍 난 상태로 평생 불안하게 소명을 감당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불순종을 회개하고 돌이키오니 이제는 소명을 감당할 건강을 주십시오"
"말씀으로 천지를 지으시고 저기 보이는 명랑한 달도 지으셨으니, 말씀만 하시면 구멍 난 바가지가 메워질 줄 믿습니다"

새벽기도를 시작한지 40 여 일.
간절함은 더해가고 심령은 뜨거워졌습니다.
주님께서 말씀만 하시면 구멍 난 바가지가 금방이라도 메워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구멍 난 바가지는 은혜의 가시니라"
"너는 그 상처로 일생 기도하며 살 것이니라"

주님,
"은혜는 알겠는데요. 지금 제게 필요한 것은 구멍 난 바가지가 메워지는 것입니다"
"주님, 떨어져 나간 이마의 구멍 난 뼈를 채워주시면 일생 그 은혜를 감사하며 간증하며 살겠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구멍 난 부분은 내가 지켜주마"

"내가 지켜주마"

그날 주님의 음성을 듣는데, 
성령께서 뜨겁게 감동하시며,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염려와 걱정과 두려움의 그림자가,
쏴~악 사라지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껴졌습니다.

내 영혼에 빛이 비치고, 
샬롬, 주님의 평화가 임했습니다.

어젯 밤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묵상할 말씀을 품고 침대에 누웠는데,
주님께서 46년 전 기도의 경험이,
성령과 불로 세례를 받은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나는 너희로 회개하게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풀 것이요"(마 3:11)

물로 베푼 회개의 세례는, 
중학생 시절 다니던 양림교회에서, 
하늘나라 가신 박장원 목사님께 받았습니다.

성령과 불로 받는 세례는?

십 여 년 후,
소명을 마다하고 내 길을 고집하며 불순종하고 내 생각대로 살려다가,
사랑의 매를 맞고 돌이켜 기도하다가 받았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것입니다.

그 날 이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받은 다음, 
머릿 속 구멍 난 뼈로 인하여,
걱정하거나 두려워한 적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성령의 불로, 
내 마음 속에 있는 염려와 걱정과 두려움을,
남김 없이 깨끗하게 태워주신 까닭입니다.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에 가득했던,
염려와 걱정 두려움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던, 
그날 그시간의 감동은 하늘나라 갈 때까지 잊을 수 없으리라.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언약하신 말씀대로 신실하셨습니다.(딤후 2:13)

성령과 불로 세례를 받은 후,
지금까지 살아 온 46년은 물론,
앞으로 하늘나라로 이사할 때까지도,
영원토록 신실하시리라 믿습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4년 2월 22일

'말씀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임하며  (0) 2024.02.28
알곡과 쭉정이  (0) 2024.02.23
신을 들기도 부족합니다  (0) 2024.02.21
"이미"와 "아직" 사이에  (0) 2024.02.20
잊을 수 없는 감동  (0) 202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