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과 "욱"비용

2023. 10. 11. 09:45말씀 묵상

어제는 목사들이 소속된 노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목사들이 소속되고, 
장로들이 각 교회대표로 파송되어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회의를 합니다.

비록 현직에서는 은퇴했지만, 
선배와 후배 동역자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최상의 기회입니다.
그리고 평소 교제를 나누던 장로님들과도 대면할 기회를 갖는 날이기도 합니다. 

목사가 자기가 소속된 노회에 참석하는 것은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자기가 소속된 모임에 참석해서 교제하며 우군을 확보하고,
회의와 주제를 다루는 지혜를 배우고,
사람들의 본성과 인격을 알아가는 배움의 장으로 살아갈 찬스입니다.

어제 불가피하게 묵상을 나누지 못한 까닭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이것이나 저것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성경은 지혜자라면 "기회를 선용하라"고 말씀합니다.(엡 5:15-16)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를 위해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통찰력과 안목을 배우려고 상상을 초월하는 기회비용을 기꺼이 지불합니다.

사실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을 만난 다음에, 
세상을 보는 안목이 달라지고 인생이 변화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직접 만날 수도 있거니와,
간접적으로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요점은,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 결심을 하게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거나,
귀에 못이 박힌 것처럼 상기할 가르침을 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며 사는가?

심령에 잘 박힌 못처럼 심겨진 교훈으로 삼을 만큼, 
소중한 지혜와 통찰력을 주는 사람을 만나려고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며 살고 있느냐?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와 결단으로 인도하는 사람을, 
찾고 만나는 것이 지혜요 축복이며 은혜입니다.(엡 5:15-16)
 
기회는 선용하지 아니하면 날개를 타고 날아가니까요.

긍정적으로 배울 기회도 있거니와 반면교사도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삼하 24:1)

다윗은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배우고 닮을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만.
삼하 24장 앞부분에 기록된 모습은 반면교사입니다.

"다윗을 격동시키사"
격동이라는 단어를 개역은 "감동"이라 번역해서 오해하기 딱 좋게 만들었습니다.

여러 번역을 종합하면 "격동, 감동, 충동, 부추김, 자극"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이렇게 메모를 했습니다.

"홧김 비용"
"울화 비용"
"욱"비용을 계산하라.

홧김에 충동적으로 낭비한 에너지를 계산해 본 적이 있습니까?

쓸모 없이 쏟아버린 감정비용.
소중한 영적 에너지를 별 것도 아닌 일에 낭비할 때가 있습니다.

"욱"하고 뚜껑이 열리는 순간,
앞 뒤 분별 못한 결정과 행동으로 인생에 치명타를 입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윗처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조차도 그리했다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야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욱"비용을 계산하라!

뚜껑이 열리는 순간에 결정하고 바로 행동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손해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당하기 십상입니다.

가끔 후배 목사들에게서 상담을 받습니다.
목회 환경이 너무 힘들어서 아무래도 사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말을 하겠는가?
끝까지 들어줍니다만.

결론은 "참아라, 견뎌라, 인내하라"입니다.

목회를 마무리한 입장에서 목회를 한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목회는 인내다"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신앙생활도 교회생활도 인내다"

내가 봐도 내가 마음에 안들 때가 있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오죽하겠는가?

피차 인내하는 것이 목회요 신앙생활이라 할 것입니다.
  
눅 14장에 기록된 주님의 말씀을 곰곰이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너희 중의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계산하지 아니하겠느냐"(눅 14:28)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갈 때에 
먼저 앉아 일만 명으로써 저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자를 
대적할 수 있을까 헤아리지 아니하겠느냐"(눅 14:31)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뚜껑이 열리려는 때마다,
"욱"비용을 계산하라!
 
다윗이 치른 처절한 댓가를 통해서 주님께서 지금 나에게 말씀하십니다.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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