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우물 미담 속 자충수

전주산돌 2023. 10. 5. 10:23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재미없는 책은?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을 들자면 족보책일 것입니다.

그것도 자기 집안 족보 말고 남의 집안 내력을 기술한 남의 집 족보!

성경에서도 가장 재미없는 부분이 바로 이런 족보가 기록된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족보와 비슷한 내용이 기록된 부분이, 
바로 삼하 23장에 기록된 다윗의 용사들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처럼 재미없는 기록 중에서,
그나마 우리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이, 
바로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 물 사건입니다.

우물 물을 길어온 세 용사의 행적이 미담처럼 기록되었습니다만.
사실은 바로 이 미담 속에 치명적인 다윗의 자충수가 있습니다.

미담처럼 기록된 다윗의 자충수를 통해서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교훈은?

사실 세 용사가 워낙 담대하고 뛰어난 용사들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우물 물을 길어오다가 하나라로 다치거나 죽음을 당했더라면?

두고두고 다윗의 소원에 대한 시비가 그치지 않았으리라!

아니, 그깟 고향 우물 물을 마시려고 군사를 다치게 해?
그게 지도자가 할 일이야?
아무래도 깜냥이 아닌 것 같아?
우리가 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본 것 아니야?

다윗의 리더십과 인물론에 대한 시비가 계속 불거졌으리라!

"다윗이 소원하여 이르되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 물을 누가 내게 마시게 할까 하매
세 용사가 블레셋 사람의 진영을 돌파하고 지나가서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 물을 길어가지고 다윗에게 왔으나
다윗이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그 물을 여호와께 부어드리며 이르되
여호와여 내가 나를 위하여 결단코 이런 일을 하지 아니하리이다
이는 목숨을 걸고 갔던 사람들의 피가 아니니이까 하고 마시기를 즐겨하지 아니하니라"(삼하 23:15-17)

아니,
금방 소원하며 고향 우물 물을 마시고싶다더니,
목숨을 걸고 길어오자마자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다니요?

이렇게 변덕이 죽 끓듯 해서야?

변덕이 죽 끓듯한 일이지만 다행한 일입니다.
뭐가 다행입니까?

다윗이 마시기를 소원하던 베들레헴 고향 우물 물을,
세 용사가 목숨을 걸고 길어왔을 때, 
다윗이 마시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부어드린 일이, 
그나마 다행이고 잘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세 용사가 블레셋 진영을 좌충우돌하며 물을 길어온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윗을 위하여 세 용사가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고향 우물 물을 마시고 싶은 소원 때문에 부하들이 목숨을 걸게 하다니요?

소원을 조심하라.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소원이라고 결코 다 좋은 것이 아니렸다!
 
그렇습니다.
소원이 합당한 것인지, 부당한 것인지 분별이 필요합니다.(롬 12:2)

성령께서 감동하신 것인지?
육신의 소욕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별해서 육신의 소욕은 십자가에 못박아야 할 것입니다.(갈 5:16-26)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신 일이라면 목숨이라도 걸어야 할 것입니다만.(빌 2:13-16)

혹시라도 육신의 소욕이거나, 
마음 속에서 나온 악한 것이라면, 
잠결이나 꿈 속에서라도 버려야하리라.(막 7:20-23)

그런 의미에서 지혜의 책 잠언이 들려주신 말씀을 가슴 깊이 되새깁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하나님의 뜻대로 근심하고 소원을 품고 살 때 구원에 이르는 회개가 이루어질 것입니다.(고후 7:10)
본문에서 다윗이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부어드린 것처럼!

고후 7:10절 다음에 기록된 말씀을, 
새번역으로 읽으면 속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합니다.

"보십시오.
하나님의 뜻에 맞게 마음 아파함으로써 여러분에게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까!
여러분이 나타낸 그 열성, 그 변호, 그 의분, 그 두려워하는 마음, 그 그리워하는 마음, 그 열정, 그 응징은 참으로 놀라운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모든 일에 잘못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고후 7:11 새번역)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