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영혼 없는 신하들의 말

전주산돌 2023. 3. 30. 13:36

아무리 왕조시대라지만 다윗 일행이 수도 예루살렘을 탈출하는 과정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습니다.

"왕의 신하들이 왕께 이르되 우리 주 왕께서 하고자 하시는 대로 우리가 행하리이다 보소서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하더라"(삼하 15:15)

수도 예루살렘을 반란군에게 무혈입성하도록 비워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한마디 상의도 없고 토론도 없이 왕이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고?

무능하고 교활한 선조가 한양 도성을 비워주고 의주로 몽진한 배경을 보면 찬반 양론에 치열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몽진 자체의 옳고 그름에 대한 명분과, 조선이라는 나라가 망하느냐 살아남느냐를 판가름하는 백척간두에서 찬반 양론에 대한 치열한 나름의 논쟁과 토론을 거쳤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이 수도 예루살렘을 비워주고 도망가는 길에 신하들과 왕 사이에, 그리고 신하들 간에도 한마디 논쟁이나 토론도 없이 왕이 결정한 대로 따르겠노라고?

이런 신하들만 득실댔으니 압살롬이 4년 동안 민심을 훔칠 때도 제대로 된 대응조치가 있을 리가 만무하지요.
압살롬이 이복 형 암논을 죽이고 그술로 도망쳤을 때나, 돌아 와서 2년을 지낼 때나 공의로운 하나님의 법질서를 시행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전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젊은 시절의 믿음의 기상은 정욕에 팔아 넘기고, 
국정은 매너리즘에 젖어서 흘러가는 대로 맡기고, 
다윗의 통치 말년이 비실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러니 반란이 일어나고 골육상쟁이 발생할 수밖에.

성경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딤전 2:1-2)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약 3:1)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7-48)

내가 맡은 직분과 권세는 무엇입니까?
내게 주신 은사와 축복은 무엇입니까?
직분도 권세도 은사도 축복도 모두 소명이라는 사실을 명심합시다.(벧전 4:10-11)
한 달란트 받은 종처럼 묻어두면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하십니다.(마 25:26)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