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시인의 싯귀가 아니어도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어찌 고향 뿐이랴?
블레셋과의 한판승부에서 강성과 쇠약의 저울추가 다윗이 왕이 된 이스라엘로 기울어진 과정을 보여주는 삼하 5:17-25절을 마무리하렸더니, 잊지 못할, 아니 잊어서는 안 될, 신령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다윗이 바알브라심이라는 신령한 고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까지는, 최선을 다해 요새를 선점하는 전술전략도 필요했거니와, 사사건건 하나님과 의논하고, 응답을 받으며, 동행하고, 믿음으로 순종합니다.
"블레셋과 전투하러 올라갈까요? 블레셋을 내 손에 넘기시겠습니까?"
"올라가라. 넘기리라."
짧기에 더욱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은 곧 바로 순종하고, 하나님께서는 대적 블레셋을 바알브라심이라는 단어처럼 흩어버리시고 휩쓸어 버리십니다.
"다윗이 여호와께 여쭈니 이르시되 올라가지 말고 그들 뒤로 돌아서 뽕나무 수풀 맞은편에서 그들을 기습하되 뽕나무 꼭대기에서 걸음 걷는 소리가 들리거든 곧 공격하라 그 때에 여호와가 너보다 앞서 나아가서
블레셋 군대를 치리라 하신지라 이에 다윗이 여호와의 명령대로 행하여 블레셋 사람을 쳐서 게바에서 게셀까지 이르니라"(삼하 5:23-25)
여호와의 명령대로 행하여.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이 믿음이요 은혜이며 축복이요 능력입니다.
바로 이런 신령한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유지하며 대물림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순종과 사랑 그리고 헌신을 기념하고, 기억하여 반복하며, 대물림 하라고 권면하십니다.(막 14:9)
목회여정에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성전건축입니다. 성전부지 확장을 위해서 십 수 차례 땅을 사들이는데, 결과적으로 성전이 들어선 자리를 가진 땅 주인 왈.
"돈도 필요 없고 땅 팔 생각도 없습니다."
그때부터 그 분에게 돈이 필요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여리고 성은 아니지만, 새벽기도를 마친 후 매일 땅 주변을 돌며 기도했습니다. 얼마 후 땅을 팔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성전부지가 마무리 된 후에는 주변정리가 필요했습니다. 좁은 진입로가 문제였습니다. 간절하게 기도하던 어느 날 환상을 보았습니다. 성전의 주 출입구로 사용될 곳에 십자로 모양의 길이 만들어지는 환상을 보여 주셨습니다. 보여주신 그림대로 얼마 후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구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좋은 것으로 넘치게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을 어찌 꿈엔들 잊으리요?
성전건축이 20개월쯤 소요되니 겨울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강추위가 왔습니다. 잠들기 전 저녁 열 두시에 나와서 동파 방지용 난로 불에 연료를 보충하고, 새벽 두 시경 잠을 깨워 여기저기 흩어진 콘크리트 바닥에 나무와 석탄을 보충했습니다. 새벽기도회 시작 전에 또 한번 연료를 채워 넣었습니다. 덕분에 동파에 대한 염려를 해결했습니다. 연료를 넣든 잠을 자든 결과는 별로 차이가 없었으리라.
그러나 성전을 사모하는 나 자신의 간절함은 스스로 확인한 셈입니다.(시 132:1-5)
계속 된 성전부지 확장과 성전건축으로 헌신이 필요한 성도들에게 정성을 다해 헌금을 드리도록 권면함이 마땅하거늘, 담임목사 이전에 어려운 형편에 절약에 절약을 거듭하는 성도들의 모습이 눈에 밟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께서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감동하셨습니다.
"네 집 짓냐?"
그 날 이후로 자유할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아심으로 모든 좋은 것에 부족함이 없는 축복을 누리며, 그 은혜와 축복을 꿈에라도
잊지 말고 삽시다.(시 34:8-10)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2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