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칼을 뺏거든 호박이라도 찌를 일이거늘

전주산돌 2022. 10. 14. 10:43

삼하 3:6-11절은 비운의 바지사장 이스보셋의 초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정시대에 전 왕의 첩실을 취한다는 것은 사실상 왕위를 넘보는 일이거늘. 아브넬은 사울 왕의 첩 리스바를 취함으로 실권자에서 왕의 자리로 성큼 다가섭니다.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전쟁이 있는 동안에 아브넬이 사울의 집에서 점점 권세를 잡으니라 사울에게 첩이 있었으니 이름은 리스바요 아야의 딸이더라 이스보셋이 아브넬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내 아버지의 첩과 통간하였느냐"(삼하 3:6-7)

실력이 없거든 말을 꺼내지 말든지, 칼을 뺏거든 호박이라도 찌를 일이거늘.
뒷감당도 못할 거라면 아예 처음부터 말을 삼가고, 일을 감당할 능력을 기르기까지 인내하며 견디는 것이 지혜요 옳바른 처신이거늘.
아브넬의 벌컥 화에 말 한마디 못할 거라면, 처음부터 문제 삼지 말거나, 속으로 해결 방법을 찾을 일이었거늘.
죽어가면서도 "꽥"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한 비운의 바지사장 이스보셋이여!

북한의 3대 군주 김정은은 집권 초기에, 눈엣가시 같은 고모부 장성택을, 건성건성 박수친다는 불경죄로 몰아 공개총살형을 집행함으로 확실하게 권력을 장악합니다.
잘 잘못을 떠나서, 더 이상, 어느 누구라도, 내 앞에서 껍죽대지 말라는 확실한 경고였던 셈입니다.
지금까지 버텨내는 것을 보면 보통내기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분단 국가의 미래를 어이할꼬? 민족의 앞날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도할 일입니다.

그런데 바지사장 이스보셋은 그런 결기도(?) 없으면서, 덥썩 화만 낼 줄 알았습니다. 일을 처리할 실력도 뱃장도 없어서 "꽥" 소리 한번 못하고 제거되고 말았습니다.
어떤 자리에 앉았든지 간에, 민심을 얻고, 리더십을 발휘하여 일을 처리할 실력을 기르기까지는, 참고 견디며 살아낼 힘과 능력을 기를지어다.

특별히 목회자들이 명심할 반면교사가 이스보셋입니다.
많은 교회들에서 장로님들이 목회 초기에 바지사장 보듯이 목회자을 보기 십상이니까요.

문제는 이스보셋의 상대자인 아브넬입니다.
삼하 3:9-10절 말씀을 볼 때, 아브넬은 이미 하나님의 맹세와 약속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슨 꿍꿍이로 이스보셋을 바지사장으로 앉혔다는 말인가?

결과적으로 보면 아브넬이 이스보셋을 바지사장으로 앉힌 것은 사사로이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언제라도 기회를 엿보다가 바지사장을 내치고 그 자리에 앉거나, 아니면 실권을 누리면서 단물을 빨아대며 공생(?)을 탐했으리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도 의의 도구로 드리지 아니하고 불의의 도구가 되어, 다윗 왕국이 세워지는 데 거치는 사람이던 아브넬은 복수심에 불탄 요압에게 척살 당합니다.(삼하 3:22-30, 롬 6:13, 고전 10:32)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막 살아도 됩니까? 결코 아니지요.(삼상 2:30)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는 선한 도구로 날마다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롬 12:1-3, 창 4:7, 약 4:17)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