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반면교사 사울 톺아보기

전주산돌 2022. 4. 13. 09:36

사울이 초대 왕으로 뽑히는 과정을 삼상 10장에서 필요 이상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바로 11장으로 넘어가고 싶은데, 아쉬움을 주는 귀절이 삼상 10:26-27 절입니다.

"사울도 기브아 자기 집으로 갈 때에 마음이 하나님께 감동된 유력한 자들과 함께 갔느니라
어떤 불량배는 이르되 이 사람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겠느냐 하고 멸시하며 예물을 바치지 아니하였으나 그는 잠잠하였더라"

목회의 과정을 회고하면, 
심사숙고하고 기도하면서 내놓은 것들을 대안도 없이 반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참고 견디는 것 또한 목회라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싸워서 추진하기 보다는, 비효율적일지라도  다툼을  피하는 것이 교회공동체에 유익하리라고 생각한 까닭입니다.
그래서 후배 동역자들에게 당부하며 이르는 말이 있습니다.

"목회는 한마디로 인내야!"

다른 모든 분야는 전문가가 있습니다만,
목회는 모두가 전문가처럼 나서기 십상입니다.

어쩌랴?
싸울 수 없으니 목사가 지고 넘어가야 교회가 평안한 것을.

목회여정 최고의 위기에서 주님께 들은 음성은 두고두고 자산입니다.

"니가 목사다. 니가 목사니라."

목사니까 욕도 먹고,
목사니까 비판도 받고,
그래서 교회를 평안케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참고 견디고 안내하라고, 목회자의 소명을 받았다고 주님의 음성을 
아멘하니,
마음이 굉장히 여유로와졌던 경험은 두고두고 목회와 인생에서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사실 구성원의 입장에서 보면,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지도자 탓을 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탓하랴?
그러니 모든 분야의 지도자나 책임자가 된 사람이라면, 
바로 그 정상의 무게를 견디고 감당하도록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합니다.

그릇을 키우면 싸움이 줄어듭니다.
근육을 기르면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생명줄만 물리지 않으면 그냥 견디면 그것 또한 지나갑니다.

욕도 먹고,
비판도 감수하고,
말도 안되는 논리를 동원해도,
묵묵히 그것들을 감당해야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평안할 수 있습니다.

사울은 실패한 왕으로서 우리에게 반면교사로 제격입니다.
출발은 아주 좋았습니다.

겸손할 뿐만아니라 나대지 않았습니다.(삼상 10:21-22)
지킬 것은 지킬 줄 아는 진중함이 있었습니다.(삼상 10:14-16)
반대와 비판이라는 시비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삼상 10:26-27)
간단하게 요약했습니다만,
깊게 음미하고 내것으로 체화시키면 커다란 자산이 되리라.

이렇게 멋지게 출발하고서도 나중이 초라하게 망가진 까닭이 무엇일까요?

출발은 대박이었거늘 종착역은 쪽박이라니요?

초심을 잃은 까닭입니다.
처음 사랑,
처음 행위를 회복하지 못한 까닭입니다.(계 2:1-7)

하나님께서는 우리 믿는 사람이 첫사랑과 처음 행위를 회복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회개"라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헛되게 받지 아니하려거든 일마다 때마다 회개하고 돌이켜 첫사랑과 처음 믿음을 회복하여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고후 6:1-2)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같이 하면 새롭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요"(행 3:19)
초심으로 은혜의 보좌를 향하여 전진.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