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부르다가 내가 죽을 찬송이여

전주산돌 2021. 9. 7. 09:41

홍해바다를 마른 땅처럼 건넜으니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을까?

추격해 오던 바로의 군대가 눈앞에서 수장되는 것을 보았으니, 이제는 살았다는 안도감과 넘실대던 물벽 사이로 지나가던 숨막히던 순간을 어찌 잊으랴?

출애굽기 15장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역사를 찬송하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하나하나 축약해서 찬송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찬송했다면 내 입술로 내가 부른 찬송은 무엇입니까?
구원의 은총을 내 입과 마음에 두고 영원히 내가 부를 노래는 과연 무엇입니까?
부르다가 내가 죽을 찬양은 과연 어떤 내용으로 기록하셨습니까?

찬송은 택한 백성들이 영원히 입술과 가슴에 품고 드릴 제사요 예배이며 간증입니다.(히 13:15)

하나님을 영원한 찬송거리 삼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영원한 찬송거리로 기록되고 증거되어야 하리라.(시 148:14)

찬송! 
아주 중요한 믿음의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으니 찬송 그 이후입니다.

은혜!
크고 많을수록 좋습니다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은혜 받은 다음입니다.

예배.
하나님의 운행을 맛보고 누리는 가장 중요한 믿음의 행위입니다만 그 예배를 예배답게 인정받고 스스로 예배자로 확증할 수 있는 것이 예배 이후의 삶입니다.(마 5:13-16, 엡 2:8-10, 고후 13:5)

이 세상에 은혜가 가장 넘치는 곳은 어디일까요?

수도원?
기도원?
봉사센터?
가장 큰 교회?

교회주차장이라는 슬픈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이제 막 예배드리고 뜨겁게 찬양하고 감동적인 은혜를 받았거늘.

자동차문 열기 불편하게 옆차가 주차했다고 순간 은혜를 쏟습니다.
좁은 주차장에서 이중주차된 차량 때문에 불평하면서 찬양의 감격을 까먹습니다.

예배 후 약속 때문에 서둘러 나왔는데 이중주차된 차량이 중립기어를 잊어먹고 열쇠조차 안맡기고 전화조차 받지 않습니다.

바로 이 순간 예배와 찬송과 헌신으로 가득했던 은혜를 뚜껑을 열고 왕창 쏟아버리는 곳이 교회주차장이라는 것이지요.

나는 어떤가요?
다른 사람 말고 나는 그 모든 형편에서 어떻게 반응하는가 말입니다.

받은 은혜를 잘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도 내 믿음의 그릇이고요,
순간적으로 쏟아버리는 것 또한 내 믿음의 그릇입니다.
믿음의 그릇이 단단하고 뚜껑이 잘 조여있는 반석 위에 지은 집처럼 세워져 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인생으로 진보하고 성숙하려면,
예배와 찬송에서 마땅히 하나님을 맛보고 누리고 그 감동을 가슴과 영혼에 새겨야 합니다.(시 34:8, 요 4:23-24, 고후 6:1-10)

은혜 받을만한 때에 은혜를 받고 그 은혜로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려거든 의의 병기로 살아야 합니다.
의의 병기가 못되고 받은 은혜를 원망하다가 쏟아버리면 은혜를 헛되게 받은 셈이 되고 말 것입니다.

홍해를 건넜다고 하나님과 하나님의 역사를 찬양하기에 진심이었던 모세와 백성들이,
불과 사흘만에(출 15:22),
마라에서 물이 쓰다고 원망하며 쏟아버린 것을 기록한 성경을 거울과 경계로 삼아야 하리라.(고전 10장)

찬송에서 원망으로.(출 15:24)
형통할 때는 기뻐하고 찬양했건만,
곤고할 때 원망으로 받은 은혜를 쏟아버린 선민 이스라엘을 보면서 전도서 7:14절 말씀을 깊이 새깁시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그렇습니다.
형통할 때 기뻐하고 찬송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곤고할 때 되돌아 보기.
힘들고 어려울 때 생각하는 것.
답답하고 뚜껑이 열릴 때 살피고 분별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 
즉 진짜 은혜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바로 그런 시험에서 옳다 인정을 받고 면류관을 받아쓸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으십니다.(약 1:12)

바로 그런 사람.
찬송을 계속 부를 사람.
부르다가 내가 죽을 찬송을 입에 두고 살아가시기를...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