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피리 불면 춤을 춰야지

전주산돌 2025. 6. 4. 10:37

오래 전 여자 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팀 감독이 울면서 우승의 감격을 인터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동안의 수고와 흘린 땀에 대한 결실로,
팀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쏟으며 말을 잇지 못할 때,
나도 몰래 같이 울었습니다.

그때 옆에서 보던 마나님 왈.
"아이고 마누라 속 썩는지는 아는지 모르는지 또 우네"

드라마를 보다가도 울고,
다큐를 보다가도 울고,
책을 보다가도 울 때가 많습니다.

근자에는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드라마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회상하며 이어가는 내레이션이,
가슴을 콕콕 찌르는 멘트여서,
함께 보는 내내 부부가 휴지통을 옆에 두었습니다.

"수욕정이 풍부지 자욕양이 친부대"

"있을 때 잘해"

익히 알고 새기고 가르친 말이지만,
시의적절하게 장면에 이어지는 내레이션의 감도는,
그야말로 "폭싹 속았수다"의 화룡점정이었습니다.

드라마 작가의 절제된 워딩 능력은 그야말로 최상급!

세상은 공감을 능력이라 말합니다.

세상은 소통을 리더십이라 말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뭐라 말씀하실까요?

"이 세대를 무엇으로 비유할까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제 동무를 불러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마 11:16-17)

이 세대?

예수님 당시의 세대는 물론,
오늘까지 이어지는 모든 시대를 살아가는,
불감증과 불통에 찌든 사람들을 통칭합니다.

시장은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을 말합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언론이나 SNS를 포함해서,
크고 작은 컨벤션 센터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공감하지 못한 세대를 나무라십니다.

소통하지 아니하는 사람들을 책망하십니다.

피리를 불면 춤을 춰야지!

슬피 울면 함께 가슴을 쳐야지!

잘 되는 사람이나 가정을 보거든 축복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슬픈 일을 당한 사람을 보거는 함께 울어야 사람다운 사람이거늘!

그렇습니다.
세상은 공감을 능력이라 말하지만,
주님은 공감을 믿음으로 인정합니다.

세상은 소통을 리더십이라 말하지만,
주님은 소통 또한 믿음이라 말씀합니다.

이데올로기와 도그마에 갇혀,
공감과 소통을 상실한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향한,
성경의 절절한 외침을 새겨보는 아침입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샬롬!

구멍 난 바가지 전중식 목사

 

2025년 6월 4일